JP모건체이스는 왜 디폴트 직면 中비구이위안 지분 늘렸나?

- JP모건체이스와 비구이위안은 명확한 배경 설명 없어
- 전문가들은 채무 재조정 전망, 中 부동산 시장 회복, 과도하게 하락한 주가 등을 배경으로 분석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건설한 아파트. 사진= AFP 연합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체이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로 홍콩증시 대표 지수인 항셍지수에서 제외된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지분을 오히려 늘리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화샤시보 등 중국 매체는 증권거래소의 주식 공시 정보를 인용, JP모건체이스가 지난 14일 비구이위안 주식을 주당 평균 0.84홍콩달러(약 143.8원)에 1억7100만주를 추가 매수했다고 밝혔다. 총 투입 자본은 1억4400만홍콩달러(약 246억5000만원)다. 이로써 JP모건체이스의 비구이위안 지분은 4.42%에서 5.04%로 늘었다.

JP모건체이스는 지분을 늘린 배경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비구이위안 소식통도 명확하지 않으며 후속 발표를 판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IPG의 바이원시 중국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JP모건체이스가 어려운 시기에 증자한 것은 비구이위안의 채무 재조정 전망과 중국 부동산 시장의 향후 회복에 대한 낙관, 비구이위안 주가가 현재 과도하게 하락했다고 보고 투자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구이위안 주가는 상반기 순손실이 450억위안~550억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한 여파로 다음 날인 지난 11일 장 초반 14% 하락하는 등 지난 7월 31일 이후 50% 이상 추락했다.

매체는 시장 소식통의 말을 빌려 비구이위안이 당초 JP모건체이스를 통해 18억주를 배정 매각한 뒤 이를 통해 조성한 23억4000만위안을 부채 상환할 사용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반년 동안 해당 주식에 대한 판매금지 기간을 설정할 예정이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JP모건체이스는 관련 투자자들에게 배정 매각 거래가 취소됐다고 통보했다.

지난 1일에는 비구이위안이 자사의 이사회가 새로운 신주 발행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공시했다. 비구이위안은 제안된 거래에 대한 최종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바이원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두고 “JP모건체이스가 당초 계획에서 지분 증가로 전환한 것은 비구이위안 기업 상태로는 배정 매각 계획을 완료하기 어렵고, 주식이 과도하게 하락해 보유·투자 가치가 있으며, 이전 투자에 대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주목되는 점은 비구이위안이 지난 7일 지급기한인 두 건의 달러화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을 실패했을 때 JP모건체이스가 골드만삭스, UBS, 스탠더드 차티드 등과 함께 공동 주관사였다는 점이다.

현재 두 달러 채권은 아직 30일의 이자 지급 유예 기간 내에 있다. 비구이위안은 9월 7일 이전에 이자 지불을 완료해야 한다.

앞서 홍콩 항셍지수회사는 지난 18일 밤 공시를 통해 다음달 4일부터 항셍지수 종목에서 비구이위안의 부동산관리 회사인 컨트리가든 서비스 홀딩스를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