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 논란에 입을 연 클린스만 “과장이다”[일문일답]

황민국 기자 2023. 8. 2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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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비대면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한 화면 | 대한축구협회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축구대표팀 감독(59)이 자신을 둘러싼 외유 논란에 입을 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일 유럽파 관찰을 이유로 출국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잦은 해외 출장과 휴가로 한국에 거주하는 것보다 자리를 비우는 일이 많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 자택에 머물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비대면으로 언론과 만나 해명에 나섰다. 그는 “난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 거주하지 않는다고 단정짓는 것은 과장”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한국을 떠난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국내 체류를 약속했던 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는데?

“난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거주하지 않는다고 단정짓는 것은 과장이다. 이번 7~8월 일정은 대한축구협회와 계약을 맺기 전에 일정이 있었다. 취소하기 어려웠다. 이어 토트넘 개막전을 보며 손흥민을 점검했다. (토트넘의 상대였던) 브렌트퍼드의 김지수와도 좋은 얘기를 많이 나눴다. 지금은 다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와있다.”

“한국에 아주 상주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선수를 관찰하는 방법이 20~30년 전과 다르다. 경기장에서 직접 만날 수도 있지만, 선수들과 계속 연락해 몸 상태를 확인할 수도 있다. 우리의 프로젝트는 눈앞의 아시안컵, 3년 뒤 월드컵도 있다. 우리 코칭스태프들은 어디에 머물든지 일하고 있다.”

-감독이 한국에 없으니 K리거는 차두리 어드바이저나 마이클 킴 코치의 눈도장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한국에 있는 차두리 어드바이저와 마이클 킴 코치도 경기를 많이 본다. 나도 대학 무대와 고교 경기까지 관전하면서 다양한 연령대 선수들을 직접 체크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표팀에선 30명에서 35명 정도만 관찰이 가능하다. 대표팀 명단을 살펴보면 3월과 6월 명단이 바뀌었다. 앞으로 명단이 어떻게 바뀔지 지켜봐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선수를 발굴하고 얼마나 적합할지 고민하고 있다. 선수들의 마음도 이해하지만 대표팀은 아무나 올 수 없는 자리다. 나도 내년 1월 아시안컵 최종명단이 궁금하다. 많이 관찰하고 있다는 걸 말해드리고 싶다.”

-이강인을 비롯해 많은 선수들을 어떻게 소집 정리할 것인지 궁금하다.

“A매치와 항저우 아시안게임 일정이 엇갈린다.A매치 소집한 다음에 아시안게임에 합류해 대회 치를 수 있다. 이강인 선수가 A매치에서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나도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바라고 있다. (A매치는) 최대한 좋은 선수들로 구성하고 싶다”

-이강인은 본선 일정이 아니라 훈련 일정 문제다. 배려할 생각이 없나?

“유럽 구단들은 아시안게임이 의무로 차출해야 하는 대회가 아니다. 내가 구단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며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돕고 있다. 9월 A매치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 (먼저 A매치에) 데려간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강인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훈련하지 못했다. 이강인 본인이 9월에는 아시안게임에 집중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한다면 수용할 생각이 있는가?

“혹시 이강인이 연락해준다면 축구대표팀 선수이기도 하다고 말해주겠다. 먼저 A매치에서 좋은 경기를 하고 아시안게임 사고치라고 조언하겠다. 이강인 성격이나 기량을 본다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하는데 30분이면 충분하다. 발을 맞추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A매치 경기도 중요하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

-국내에선 아시안게임을 중시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A매치와 아시안게임) 두 일정이 겹치지 않는 게 다행이라 생각한다. 많은 선수가 A대표팀에서 아시안게임으로 가는 게 아니다.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상대도 좋은 팀이다. 최대한 경기력을 끌어올려서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바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연승을 달린 뒤 그 에너지를 아시안게임에 이어갔으면 한다.”

“이강인 선수가 (대표팀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 선수들이 흐름을 가지고 갔으면 한다. 최대한 빨리 발을 맞추고 싶은 황선홍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의 고충도 이해한다. 나도 A매치와 아시안게임 사이 차출을 도우면서 시간을 벌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이라는 대회 자체가 왜 중요한지 문화적으로 새롭다. 군 문제 이슈가 있더라. 아시안게임 좋은 성적을 내면 군대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들었다. 생각 이상으로 중요한 대회. 이강인은 당연히 군 문제가 되면 한국 축구에 도움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는 이해를 많이 했다.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다.”

“박규현 선수도 드레스덴 구단과 많은 통화를 했다. 그 구단은 처음에는 아시안게임이 뭐가 중요하느냐고 물어볼 정도로 이해를 못 했다. 그 부분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했다. 구단 입장에선 10경기에서 12경기를 손해봐야 한다. 지금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드레스덴에 얼마나 선수와 구단의 미래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지 이야기를 나눴다. 나도 새로운 것이지만 많이 이해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우승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시키고 있다. 황선홍 감독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다.”

-클린스만 축구의 색깔은 무엇인가?

“보기 좋고 즐거운 축구를 하자는 생각이다. 현대 축구에 없는 새 축구를 개발하는 것보다 공격적으로 운영하는 팀들이 있다. 그 부분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유럽챔피언스리그를 보면서 공격적인 축구하는 팀들을 우리 팀에 어떻게 접목할 지 고민하고 있다.”

“공격 축구는 빠르게 전방으로 볼을 뿌려야 한다. 빌드업을 하더라도 2선에 연결해 공격수들에게 이어져야 한다. 최대한 상대 골대에 빠르게 이동해야 한다. 다이렉트 공격도 생각한다. 최대한 많은 찬스를 만들면서 플레이하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두 번의 A매치에서 상당히 많은 찬스를 만들었다. 팬들이 봤을 때 즐겁고 재밌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그렇지 못한 부분은 지금도 아쉽다. 앞으로 이렇게 경기 운영하려고 한다.”

“이 운영에서 중요한 선수는 김민재다. 볼을 부려줄 수 있는 능력. 드리블해 볼을 끌어올리는 장점도 있다. 공격적인 성향을 이용해야 한다. 전방으로 가는 패스. 이런 부분을 다음 A매치에서 보여준다면 조금 더 공격적인 축구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유럽파를 지나치게 신뢰한다는 우려가 있는데? 독일 3부리거 박규현이 K리거보다 낫다고 보나?

“유럽파 선수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선수들에게 문은 열려있다. 최대한 많은 선수를 지켜보려고 한다. 미국에서 브라질월드컵에 갔을 때 MLS 선수 13명이었고, 나머지가 유럽파였다. 유럽파 선호하는 게 아니라 최상의 명단을 찾고 있다.”

“(해외에 체류하는) 다른 코칭스태프도 특정 국가 구분 없이 선수들을 관찰하고 있다. 최고의 선수를 찾으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한다. 선수들을 발전시키거나 만들어낼 수는 없다.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대표팀에서 바꾸기는 쉽지 않다. 리그보다 어떤 팀에 가는지. 어떤 활약하고 좋은 성장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지속적으로 많은 선수 관찰하고 있다. 두 번의 소집이 전부였다. 선수들을 알아가고 있다. 상당히 많은 선수를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있다. 어떻게 명단이 바뀌고 뽑히는지, 조합을 지켜봐달라.”

-축구대표팀 감독의 역할이 무엇인가?

“제가 대표팀 감독으로 잘하고 있는지 여부는 여러 분과 팬들이 평가할 일이다. 대표팀 감독의 역할은 클럽팀과 비교해 많이 다르다. 다른 국가의 리그 흐름과 트렌드 파악해야 한다. 어떻게 성장시킬까 생각한다. 대표팀 감독 역할에선 메이저 대회 준비가 가장 중요하다. 내년 1월 아시안컵이 있고, 2023년 북중미 월드컵이 있다.”

“현대축구 흐름이 어떻게 바뀌는지, 어떻게 발전하는지 지속적인 관찰과 공부가 필요하다. 유럽챔피언스리그를 많이 보고 있다. 이 대회가 세계 최고의 축구팀들이 참여한다고 생각한다. 챔스에서 보여주는 새 축구, 전술 흐름이 메이저대회에서도 나타난다. 나도 똑같이 공부한다. 국제적인 시야를 갖고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 일본은 50~60명이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고, 유럽 현지 사무실도 운영하고 있다. 나와 협회가 내부적으로 협의하면서 어떻게 하면 저렇게 발전할 수 있을지 방향도 논의하고 있다. 어떤 플랜을 갖고 있는지 고민을 들어보면서 지속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대표팀 감독의 역할은 클럽팀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홍명보 울산 감독님이 좋은 예다. 대표팀 맡으셨지만 울산에선 고민이나 운영 방식 여러 가지가 많이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일하는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국제적인 시야와 현대 축구의 변화와 흐름. 어떻게 이 팀들이 발전하는가. 그럴 수 있을까 생각한다.”

-10월 베트남은 왜?

“A매치에서 최강국들을 상대하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 A매치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고민하다 아시안컵에서 다른 유형의 축구를 상대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베트남 같은 국가들을 아시안컵과 아시아예선에서 만난다. 약체를 원한 것은 아니다. 좋은 팀을 상대하고 싶지만 다가오는 대회 준비할 때 활용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결정했다.”

-90분간 뛸 수 있는 공격수는 손흥민 정도라고 했는데?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90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손흥민 김민재 홍현석 정도라 본다. 오현규나 황희찬도 30분 정도밖에 뛰지 못한다. 90분 퀄리티 유지보다는 경기 체력 문제다. 이런 우려가 상당하다. 10월 A매치에선 우리 선수들 체력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해보면서 데이터를 확보하겠다. 90분 출전하는 선수와 20분 30분 출전하는 선수 체력은 다를 수밖에 없다. 많은 출전 시간을 통해 경기력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그런 부분에 고민하고 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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