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서 종이컵에 든 '물' 마셨다가…한 달 넘게 의식불명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종이컵에 담긴 액체를 물인 줄 알고 마셨다가 쓰러진 근로자가 두 달 가까이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19일 경찰과 피해자 가족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28일 4시쯤 경기 동두천시의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30대 여성 A씨가 불산을 마시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이 회사의 검사실에서 광학렌즈 관련 물질을 검사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평소 종이컵에 물을 따라 마시는 A씨는 이날도 업무를 마친 뒤 책상 위에 있는 종이컵을 발견하고 이를 의심 없이 마셨다. 그러나 종이컵에 담긴 것은 물이 아니라 주로 세척제로 사용되는 '불산'이 포함된 무색의 유독성 용액이었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인공심폐장치(에크모·ECMO)를 달고 투석 치료를 받았다. 이후 맥박과 호흡은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지금까지도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이 목격자 진술과 CCTV를 토대로 수사를 진행한 결과 A씨를 해치려는 고의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유독 물질 관리에 소홀한 부분을 발견하고 처벌 범위 등을 따지고 있다"며 "회사 측을 상대로 업무상과실치상,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 남편은 연합뉴스를 통해 "아내가 아직 의식이 없고 식물인간 판정을 받았지만 기적을 기다리고 있다"며 "7살 딸 때문에 정신과 우울증약과 신경안정제, 수면제를 먹으면서 간신히 버티고 있는데 하루하루가 지옥"이라고 말했다.

YTN 서미량 (tjalfi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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