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문화상 제정… ‘영원한 청년’ 최인호를 기리다

박동미 기자 2023. 8. 2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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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고향' '고래사냥' 등을 쓰고 1970년대 청년문화 화두를 일으켰던 소설가 최인호(1945∼2013·사진). 이제는 '영원한 청년'이 된 최 작가의 정신과 작품세계를 기리기 위한 '최인호청년문화상'이 그의 10주기를 맞아 제정됐다.

'최인호청년문화상'은 생전 각별했던 이들이 주축이 돼 추진했다.

'별들의 고향'의 이 감독이 추진위원장을 맡았으며, 최 작가의 대학 후배인 배 감독을 비롯해 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장, 김규헌 대표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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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주기 맞아 예술적 업적 조명
소설 ‘별들의 고향’ ‘고래사냥’
70년대 청년문화 화두 일으켜
작품 가장 많이 영화화된 작가
문화상 추진 이장호·배창호 등
“MZ세대에 알려지는 계기되길”
첫 수상자 김애란… 내달 시상
오는 9월 최인호 소설가의 10주기를 맞아 지난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이장호(작은 사진 오른쪽부터)·배창호 감독, 김규헌 변호사 등이 ‘최인호청년문화상’ 제정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최인호청년문화상제정추진위원회 제공

“최인호가 젊은이들에게 제시한 방향은 다름 아닌 우리 가슴속 사랑이었다.”(배창호 감독) “청년들이 스스로의 문화 위상을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청년들의 자존심, 자신감을 다시 생각해봤으면 한다.”(이장호 감독)

‘별들의 고향’ ‘고래사냥’ 등을 쓰고 1970년대 청년문화 화두를 일으켰던 소설가 최인호(1945∼2013·사진). 이제는 ‘영원한 청년’이 된 최 작가의 정신과 작품세계를 기리기 위한 ‘최인호청년문화상’이 그의 10주기를 맞아 제정됐다. 1회 수상자는 소설가 김애란(43)이다.

최인호청년문화상제정추진위원회(추진위)는 지난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인호 의 문학과 문화 예술에 대한 업적을 기리며, 한국 청년문화의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한 이에게 수여했다”고 밝혔다. 첫 수상자인 김 작가에 대해서는 “청년들의 삶에 대한 새로운 세대의 문학적 감수성을 보여주었다”고 평했다. 2002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 작가는 소설집 ‘달려라, 아비’ ‘비행운’, 장편 ‘두근두근 내 인생’ 등을 펴냈다. 추진위는 최 작가의 작품 다수가 영화로 만들어진 것을 상기하며, 김 작가 역시 ‘두근두근 내 인생’ 등이 영화화된 점을 강조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최 작가는 소설가로서뿐만 아니라 시나리오 작가, 작사가로도 활동했으며, 연극에도 조예가 깊었다. 스물여덟에 연재한 소설 ‘별들의 고향’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이를 이 감독이 영화화해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었다. ‘작품이 가장 많이 영화화된 작가’라는 수사에서 알 수 있듯, 1970∼1980년대 청년·대중문화를 살찌우는 데 크게 기여했으나 ‘상업주의 작가’ ‘퇴폐주의 작가’라는 비판도 일었다. 그러자 그는 1974년 한 신문에 ‘청년문화 선언’을 기고하며 맞섰고, “고전이 무너져 간다고 불평하지 말고 대중의 감각이 세련되어 가고 있음을 주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인호청년문화상’은 생전 각별했던 이들이 주축이 돼 추진했다. ‘별들의 고향’의 이 감독이 추진위원장을 맡았으며, 최 작가의 대학 후배인 배 감독을 비롯해 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장, 김규헌 대표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배 감독은 “최인호라는 이름은 이제 MZ세대에게 점차 잊혀 가고 있다”며 “소설뿐 아니라 그분이 남긴 연극, 희곡, 작시 등 여러 문화적 업적이 이번 기회에 대중에게 알려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첫 회 심사는 유성호 한양대 교수를 비롯해 강유정 영화평론가, 김태훈 음악칼럼니스트,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임진모 음악평론가, 극작가 홍창수 고려대 교수 등이 맡았으며, 시상식은 다음 달 22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다. 다음 날인 23일엔 한국영상자료원과 공동 주최하는 ‘최인호 특별상영회’가 서울 상암동 영상자료원에서 진행된다. 최인호 원작, 하길종 감독의 영화 ‘바보들의 행진’ 상영 후 관객들과의 대화가 이어진다. 이날 첫 회 수상자인 김 작가도 자리할 예정이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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