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확진’ 인천 학교급식실 여건 여전히 최악
“학교 급식실에서 10년 넘게 열심히 일했는데 돌아온 것은 폐암이라니 억울합니다.”
인천의 학교 급식노동자 A씨는 지난 19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인천지부가 인천시교육청 대회의실에서 마련한 ‘안전한 급식실을 위한 급식노동자 증언대회’에서 이 같이 호소했다. 이날은 급식노동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폐 CT 검사상 6㎜ 고형 결절이 있어 폐암 진단을 받았다”며 “6개월 이후 재검진 결과 암세포가 더 자라 올해 6월 27일 폐암 수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1천400여명의 학생들 급식을 8명의 조리사가 준비하는 학교에서 튀김·볶음 요리를 연속으로 조리하며 가슴 통증과 어지러움을 느꼈다”며 ”그러나 교대 인원이 없어 어지러운 와중에도 연기, 기름 냄새 등을 마시며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다른 급식노동자 B씨도 “거의 매일 고기 300㎏를 1시간 넘게 삽으로 볶고, 15㎏에 달하는 양념통을 꺼내 덜어내는 등 몸에 무리가 가는 작업을 했다”며 “그 결과 회전근개, 극상근이 파열, 수술을 결정했다”고 호소했다.
급식노동자 C씨는 “매일 쿠션 없는 장화를 신고 미끄러운 바닥을 종종거리며 걷다보니 무릎이 망가졌다”며 “동료들 대부분이 허리통증, 어깨결림, 손가락 통증과 변형, 갑상선, 허리 디스크 등 갖가지 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안석 안전보건연구소 온전 공학박사는 ‘학교 급식실 노동자의 과중한 육체적 작업부하’를 발제, 급식 노동자에게 충분한 휴식 시간을 제공하고 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호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인천지부 조직국장은 “지난 2월, 시교육청과 급식 노동자 대체인력 전담제도 수립을 협약했지만,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너무 느리게 대처해 죄송하다”며 “단계적으로 급식노동자 인력을 늘리고, 환기 시설을 설치하는 등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홍승주 기자 winstat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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