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보다 아세안"…中 관영지 "캠프데이비드, 신냉전 선동"
"북-러 등 반대 직면 경고…아세안 우호국 관계 영향 제한적"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중국 관영언론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가 중국을 겨냥한 '미니 나토'라고 평가하고 한미일 3국에 이어 아세안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한 데 대해 경계감을 드러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21일 논평에서 "캠프데이비드 공동성명에서 아세안과 태평양도서국에 대한 언급 비중이 늘었고 가장 강력한 언어를 선택해 남중국해 문제를 논의했는데 이 문제가 북핵 문제보다 앞서서 거론된 점에 대해 국제 여론도 의아해했다"고 지적했다.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공동성명에 따르면 아세안 중심성 및 결속과 함께, 아세안이 주도하는 지역 구조에 대한 지지를 전적으로 재확인하며 우리는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의 탄탄한 이행과 주류화를 지원하기 위해 아세안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은 역외국가, 한일은 동북아 국가라는 점을 거론하면서 "'신냉전'을 선동하는 모임에서 다른 지역의 정세를 중점적으로 논하는 것은 '참견'이라 할 정도의 단순함이 아니다"며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이번 정상회의의 목적이 아니라고 언급했으나, 중국 문제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꼬집었다.
논평은 "미국은 한일에 '신냉전'의 칼을 쥐어주려고 헀으나 한일이 이를 넘겨받지 못하자 그 자리에 없고 정상회의와 무관한 제3자인 아세안과 태평양도서국에 칼을 넘기려고 했다"며 "한미일 3국은 표면적으로는 중국을 우회했으나, 아세안과 태평양도서국을 중국 견제 전선에 내세웠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아세안 국가들은 냉전에 대해 좋지않은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신냉전'의 시도에 대해 매우 경계하고 있다"며 "냉전시대에 미국은 베트남, 캄보디아 내정에 개입해 역사적 상처를 입혔기 때문에 이들 국가는 대국이 집단정치와 진영대결을 벌이는 것에 반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아세안 전략에 있어서 중국과 미국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은 아세안을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심에 두려고 하는 반면 중국은 아세안을 지역 협력을 중심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글로벌타임스는 별개의 기사에서 전문가들을 인용해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공동 노력'을 빌미로 노골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위선적 '판토마임'이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특히 관영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달 중순 베트남을 방문해 미국과 베트남 간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맺는 내용의 합의문서에 서명할 계획할 것이라는 미국 폴리티코 보도를 인용하면서 중국과 아세안 국가 간의 전통적 우호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중국을 방문한 쩐 르우 꽝 베트남 부총리와 회담에서 "중국과 베트남은 협력 매커니즘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양국 간 미래를 공유하는 공동체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양국 관계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우 꽝 부총리는 중국이 베트남 외교의 우선순위 국가이자 중국과의 관계 발전은 베트남 외교 정책의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아시아에서 진영 대결을 부추기고 동맹국과 지역 국가들을 동원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나, 이는 중국, 북한, 러시아 등 다른 국가들의 반대에 직면할 것"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미니 나토'의 공격적 행보로 인해 다른 역내 국가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미국의 동맹국이 지역 이웃 국가에 해를 끼치고자 한다면 한국과 일본이 거대한 지정학적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도 밝혔다.
이와 관련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성명에서 한미일 3국 관계를 '파트너십'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이해와 구성은 '동맹 색채'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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