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이강인은 아시안게임 나온다, 단 A매치 먼저 치를 것”

장민석 기자 2023. 8. 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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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대표팀 감독. / 대한축구협회

“일하는 방식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나는 워커홀릭입니다.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최근 불거진 외유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난 3월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지금까지 한국에 67일만 머물고 90일 이상을 미국이나 유럽에 있었다. 평가전을 치르기 위해 머무른 기간을 빼면 한국에 체류한 기간은 2주 남짓에 불과하다. 국내 언론사와 온라인 간담회를 진행한 지난 17일에도 그는 미국 자택에 머물러 있었다.

그는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으로 계약하기 이전에 미리 잡아놓았던 일정이 있어 최근에는 아일랜드 더블린을 다녀왔고, 간 김에 런던에서 손흥민(토트넘)과 김지수(브렌트퍼드)를 만났다”며 “곧 유럽에 다시 넘어가 UEFA(유럽축구연맹)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며, 이후 이강인(PSG) 등 대표팀 선수들의 경기를 본 뒤 9월 영국 웨일스에서 A매치를 벌이는 대표팀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11월에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예선 2차전에 돌입한다. 많은 팬들은 그 이전에 치르는 9·10월 A매치는 새로운 K리거 등을 발굴해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인데 클린스만이 국내에 상주하며 옥석을 가리는데 시간을 쓰지 않고 자꾸 밖에만 있다고 비판한다.

이에 대해 클린스만은 “K리그1 뿐만 아니라 K리그2(2부), 대학·고교 경기도 이미 지켜봤다”며 “마이클 킴 코치와 차두리 어드바이저가 국내에서 많은 선수들을 관찰하고 있다. 그들과 얼마나 자주 통화를 하는지 알면 놀라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카타르아시안컵을 앞둔 12월엔 국내파 선수들을 모아 소집 훈련을 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이강인. / 대한축구협회

한국은 9월 8일 웨일스(카디프 스타디움), 13일 사우디아라비아(뉴캐슬 세인트제임스파크)와 연달아 A매치를 벌인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4(24세 이하) 대표팀은 19일 쿠웨이트를 상대로 항저우아시안게임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황 감독은 이강인과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홍현석(헨트), 박규현(드레스덴) 등 유럽파 선수들을 대회 개막 이전에 불러 발을 맞춰보길 원하고 있다. 이들이 9월 A매치에 가지 않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조기 합류하는 것도 방안으로 고려되고 있다.

하지만 클린스만은 이강인 등은 당연히 내달 영국에서 A매치를 치러야 한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황 감독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이 선수들이 경쟁력 있는 A매치에서 뛰고 나서 아시안게임을 치르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황선홍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스만은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강인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닌 만큼 팀에 차출 의무가 없기 때문에 PSG가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참가를 허락할지 관심을 모았다. 황선홍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는 그동안 이강인의 차출에 대해 100% 확신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클린스만은 “이강인이 PSG와 계약하는 과정에서 아시안게임 출전 조항을 영리하게 넣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행히 9월 A매치와 아시안게임 일정이 겹치지 않는 상황에서 그는 A매치를 치르고 아시안게임 일정에 맞춰 황선홍호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유럽 구단이 한국 축구 선수들이 금메달에 주어지는 병역 특례를 받기 위해 아시안게임 출전을 희망한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며 “박규현이 있는 드레스덴 측에도 이런 사항을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클린스만은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어떤 부분이든 도울 생각이라고 했다.

국내 취재진과 화상 기자회견을 하는 클린스만 감독. / 대한축구협회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력이 떨어지는 팀과 평가전을 치르는 것에 대해서는 “일부에선 내가 약체 팀과 경기를 잡아달라 요청했다고 알고 있던데 분명한 오해”라며 “나도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등 강한 팀과 맞붙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들과 경기를 잡는 게 현실적으로 참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안컵을 대비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아시아 팀을 상대해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클린스만은 2017년 한국에서 열린 U-20 월드컵 당시 아들 조너선 클린스만(26)이 미국 대표팀 골키퍼로 대회에 참가하면서 한국에 3주 가량 머물며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최근 한글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는 그는 “깨끗하고 안전한 거리를 볼 때마다 매번 놀란다”며 “산책하러 나가면 반갑게 인사해 주는 분들이 많아 감사하다. 아름다운 나라에서 일하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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