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강조한 클린스만 감독 "이강인, AG 대표팀 합류는 9월 A매치 이후"
박규현·홍현석 등 나머지 겹치는 선수들도 지켜봐야 할 듯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9월 차출을 놓고 원칙을 강조했다.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조기 소집에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클린스만 감독은 "A대표팀을 마치고 24세 이하 대표팀에 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7일 국내 취재진과의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최근 근황과 함께 9월부터 예정된 유럽 원정, 국내 A매치 2연전 등 빡빡한 스케줄에 대한 구상을 전했다.
최근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이강인의 차출 문제다. A대표팀의 주축 미드필더인 이강인은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황선홍호'에도 동시에 뽑혔다.
두 대표팀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상황, 상생을 통한 해법을 찾아야 하는 입장이다.
일단 일정상으로는 클린스만호가 내달 8일 카디프에서 웨일스와 평가전을 치른 뒤 13일에는 뉴캐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A매치를 갖는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바레인, 태국, 쿠웨이트와 E조에 속한 '황선홍호'는 내달 19일 쿠웨이트와 조별리그 첫 경기가 예정돼 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9월초 소집한 뒤 대회 일주일 전 중국으로 향할 계획이다.
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하는 황 감독은 이강인이 조기에 합류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길 기대하고 있다. 다만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의무 차출 대회도 아니기 때문에 구단과 풀어야 할 것도 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생각은 황 감독과 달랐다. 그는 원칙대로 이강인이 A대표팀 소속으로 유럽 2연전을 마친 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A대표팀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겹치는 선수가 있다고 하면 A대표팀 경기를 먼저 치르고 그 다음에 아시안게임 합류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A대표팀에 와서 선수들이 경기를 소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수준 높은 경기를 치르고 24세 이하 팀에 갔을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조기 차출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이강인이 PSG와의 계약서에 차출하는 조항을 영리하게 넣었다"고 설명한 뒤 "다만 A매치 때는 우리도 활용해야한다. (유럽에서) 경기를 먼저 치르고 24세 이하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고 강조했다.
"황 감독이 조기 합류를 원한다"는 질문에도 클린스만 감독의 입장은 분명했다. 그는 "일단 9월 A매치와 아시안게임 일정이 겹치지 않는다"며 "A대표팀에 차출된다고 하더라도 이후 경기에 뛸 수 있다. 그는 능력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강인 외에 홍현석(겐트),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 등 동시에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다른 선수들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일단 9월 A매치 명단이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면서 "지금 누구를 양보한다, 안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A대표팀은 9월 원정을 마친 뒤 10월 2차례 국내 평가전도 사실상 확정했다. 오는 10월13일 튀니지와 첫 경기가 발표된 가운데 2차전은 베트남이 유력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마음 같아서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과 같은 강호와 경기하고 싶으나 대륙별 일정이 있어서 매치업하기가 어렵다"면서 "(베트남전에서는) 아시안컵과 월드컵 예선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베트남전을 통해 밀집 수비에 대한 해법을 찾는다는 구상이다.
한편 3월과 6월 A매치 4경기에서 2무2패로 부진했던 클린스만 감독도 최상의 멤버를 꾸려 9월 유럽 원정에서 첫 승을 거두길 기대하고 있다.
그는 "난 경쟁에서 지는 것을 상당히 싫어한다. 경쟁에선 이기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경기에서 꼭 이기고 싶고, 여러분들에게 그런 결과를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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