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구속영장 검토' 검찰, 주변 증거인멸 정황 주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백현동 개발 특혜·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주변 인물들을 둘러싸고 잇따라 불거진 증거인멸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붙이고 있습니다.
관련 사건에서 유독 자주 벌어지는 논란을 '사법 방해'로 규정하는 검찰과, 전방위적 수사에 '정치적 배경'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 대표 사이의 신경전도 구속영장 청구가 가까워오자 고조되는 모습입니다.
오늘(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대선자금 수수 재판 위증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 대선캠프 상황실장 출신인 박 모 씨와 서 모 씨의 주거지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올해 5월 4일 재판에서 전직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 이 모 씨가 김 전 부원장의 1억 원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와 관련해 증언과 휴대전화 캘린더 사진 등으로 제공한 '알리바이'가 조작됐다고 봅니다.
이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박 씨와 서 씨 등이 위증 모의에 가담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박 씨와 서 씨는 운동권 출신으로 이 대표의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시절 참모 그룹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위례·대장동 사건 중 가장 재판 속도가 빠른 김 전 부원장의 1심 선고가 임박하자, 이 대표의 재판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조직적인 증언 조작을 시도한 것 아닌지 의심합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씨 등을 압수수색한 17일 "재판부를 기망하는 행위는 중대범죄"라며 "끝까지 추적해 발본색원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으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회유 의혹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달 16일 이 전 부지사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민주당 용인갑 지역위원장 직무대행 이 모 씨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이 씨는 지난달 민주당 친명계 박찬대 최고위원과 만난 인물입니다.
두 사람이 만난 시점은 이 전 부지사가 검찰에서 "경기도지사이던 이 대표에게 쌍방울그룹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대납 사실을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이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박 최고위원은 이 전 부지사의 아내 A 씨와도 통화했다고 합니다.
공교롭게도 A 씨는 이후 민주당에 "남편이 고립된 채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는 탄원서를 냈고, 재판에서는 이 전 부지사의 의사와 달리 일부 변호인의 해임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 여파로 이 전 부지사 재판은 공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박 최고위원은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씨가 갑자기 전화를 바꿔줘서 받아보니 이 전 부지사의 부인이었다"며 "회유와 압박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회유 시도라는) 프레임은 검찰의 불안감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검찰의 회유와 압박, 인권침해가 폭로되니 이를 전환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검찰은 과거 친명계 좌장인 민주당 정성호 의원의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 특별면회, 이 전 부지사에 대한 민주당 의원 10여 명의 집단 면회 신청, 유동규 전 본부장에 대한 가짜 변호사 의혹 등 유독 이 대표 관련 사건에서 핵심 증인 접촉 시도가 잦았다는 점에서 '사법 방해'를 의심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봅니다.
이 대표가 수사받는 혐의 중에도 백현동 사업 관계자에게 자신의 '검사 사칭' 재판에서 위증을 교사했다는 의혹이 포함돼 있습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관련 수사 상황이 향후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당 안팎의 전방위적 대응 목적이 '이 대표 구제'로 의심되는 만큼 이를 증거인멸 우려 등 구속이 필요한 사유로 제시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일반론적으로 특정 사건에서 본인에 대한 형사 책임을 줄이기 위한 사건 관련자 진술 조작 시도가 있다면, 다른 사건에서도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크다는 점은 경험칙상 충분히 인정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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