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앞에서 ‘퍼빙(Phubbing)’ 중이라면, 이제 멈춰주세요

칼럼니스트 정효진 2023. 8. 21. 08: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 방송사에서 이런 실험을 했다.

5세 미만의 아이 16명에게 '인형', '스마트폰', '장난감' 중 하나를 고르도록 했다.

부모는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아이를 보면 혹시나 중독은 아닐까 걱정되기도 한다.

부모는 아이와 놀아주겠다고 결심한 뒤 어느새 스마트폰에 집중할 때가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통하는 육아법] 당신도 혹시 스마트폰에 빠진 부모
퍼빙이란, '전화(Phone)'와 '무시(Snubbing)'의 합성어다. 스마트폰을 계속 사용하느라 상대를 소홀히 대하는 행위를 뜻한다. ⓒ베이비뉴스

한 방송사에서 이런 실험을 했다. 5세 미만의 아이 16명에게 '인형', '스마트폰', '장난감' 중 하나를 고르도록 했다. 실험 결과 10명 모두 망설임 없이 스마트폰을 골랐다. 이는 영유아의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됐음을 의미한다. 부모는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아이를 보면 혹시나 중독은 아닐까 걱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부모가 오히려 스마트폰에 중독돼 더 심각한 상태인 경우도 있다.

부모는 아이와 놀아주겠다고 결심한 뒤 어느새 스마트폰에 집중할 때가 있다. 가령, 아이가 그네를 타고 있을 때 한 손은 그네를 밀고, 한 손은 스마트폰을 잡고 영상을 보느라 정신이 없다. 유모차를 끌거나 바운서를 흔들어줄 때도 한 손은 어김없이 스마트폰을 쥐고 SNS를 즐긴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보는 시간에는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댓글을 남기는 데 집중하기도 한다. 가족 여행을 오붓하게 즐기는 와중에도 '셰어런팅(Sharenting)'을 하느라 바쁘다. 셰어런팅이란 공유(Share)와 양육(Parenting)을 합친 말이다. SNS에 아이의 일상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어 게재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렇게 부모가 스마트폰에 과몰입할 때, 아이는 부모가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지 않고 소홀히 대한다는 느낌을 본능적으로 감지한다.

이러한 현상을 퍼빙(Phubbing)이라고 한다. 퍼빙이란, '전화(Phone)'와 '무시(Snubbing)'의 합성어다. 스마트폰을 계속 사용하느라 상대를 소홀히 대하는 행위를 뜻한다. 퍼빙은 대화 예절에 어긋난다. 대화보다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것은 상대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무례한 태도이기 때문이다. 부모는 이제라도 퍼빙을 멈춰야 한다. 스마트폰 이용 시간을 조절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사용하는 부모가 있는 아이는 집중력이 저하될 수 있다. 어떤 물건을 쳐다볼 때 부모는 3.6초, 아이는 5.9초 정도 집중한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지나치게 사용하는 부모와 함께 있는 아이는 0.5초밖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밖에도 부모의 관심 부족으로 아이의 과잉행동이 나타날 수 있고, 정서적 교감을 나눌 기회도 사라지게 된다. 부모가 스마트폰만 계속 쳐다볼 때 예상하지 못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몇 해 전 독일에서 70여 명의 어린이가 모여 가두시위를 벌였다. 부모가 스마트폰에 빠져 자신과 놀아주지 않아 이에 항의한 것이다. 이들은 '스마트폰 그만 봐요', '나랑 놀아주세요'가 적힌 피켓을 들고,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못하는 부모를 향해 불평불만을 쏟아냈다. 혹시 아이와 온전히 함께해야 하는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현재 이 칼럼을 읽고 있는가. 그렇다면 지금은 스마트폰과 거리두기를 할 때이다.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말하기 강의를 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Copyright © 베이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