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홈런 치자 ‘캡틴 아메리카’ 방패 들고 환호…“미국, 야구 참 재밌게 한다” [황혜정의 두리번@@]
[스포츠서울 | 선더베이(캐나다)=황혜정기자] “미국, 야구 참 재밌게 하네요.”
장단 15안타였지만, 23점을 뽑아냈다. 만루홈런이 2번이나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현장에서 이 경기를 직관한 대한민국 여자야구 대표팀 선수들은 “너무 짜릿하고 멋지다. 미국은 야구를 참 재밌게 한다”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해당 경기는 지난 11일(한국시간) 캐나다 선더베이에서 열린 ‘2024 여자야구 월드컵’ 예선 세 번째 경기인 미국(세계랭킹 4위) 대 캐나다(3위) 경기.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지만, 만루홈런 2번에 경기가 미국의 5회 콜드게임 승리로 싱겁게 끝났다.
이날 미국이 3-0으로 앞서던 4회초 1사 만루, 여성 최초로 대학 최상위 리그인 D1에서 뛰는 올리비아 피차르도(19)의 만루홈런이 터지자 영화 ‘어벤져스’의 인기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가 등장했다.
미국 선수단은 더그아웃에서 일제히 나와 짜릿한 그랜드슬램을 기록한 피차르도를 ‘캡틴 아메리카’ 방패를 들고 맞이했다. 미국 ‘전쟁 영웅’을 상징하는 ‘캡틴 아메리카’ 방패를 받아든 피차르도는 방패를 높게 치켜들며 이 순간을 만끽했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미국 여자야구가 다시 최정상에 등극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했다.
7-0으로 앞서가던 5회초 1사 만루, 이번엔 여성 최초로 미국 마이너리그와 계약하며 프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켈시 휘트모어(25)가 그랜드슬램을 작성하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한 ‘캡틴 아메리카’ 방패. 켈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어벤져스’ 주인공 중 한명인 ‘천둥의 신’ 토르의 망치까지 꺼내들고 격렬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박빙이 예상됐던 이날 경기는 그렇게 23-0으로 싱겁게 끝이났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전혀 싱겁지 않았다. 대한민국 여자야구 대표팀 선수들은 입을 모아 “일방적으로 미국이 몰아붙이는 경기였음에도 너무 박진감 넘치고 재밌었다. 만루홈런이 2번 나오자 모두가 일어나 환호했다. 이런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미국이 참 부럽다”고 했다.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은 “미국 선수들이 안타 하나를 치더라도 몸을 날려 슬라이딩 해 베이스를 밟더라. 단타, 2루타에도 몸을 날리고, 격하게 세리머니를 하고 환호하는 모습에 반했다”며 활짝 웃었다.
경기 후 미국 선수들의 유니폼은 흙투성이였지만, 이들의 표정은 한없이 행복했다. 대회 기간 스포츠서울과 만난 올리비아와 켈시는 “우리팀의 경기력에 만족한다.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된 우리 미국 대표팀은 정상을 향해 끊임없이 달릴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지난 5년 간 꾸준한 리빌딩 작업을 거치며 세대교체에 완벽히 성공했다. 미국은 치열한 국내 선발전을 통해 최종 20인을 발탁했는데 최고령 만 36세(1987년생), 최연소 만 16세(2007년생)로 구성했다. 대한민국 여자야구 대표팀과 같은 구성이나 중간 연령대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미국은 대표팀 중심을 이루는 선수들을 1990년대 후반~2000년대생으로 채웠다.
이번 ‘2024 여자야구 월드컵’ 예선에 참가한 대한민국 대표팀 20명의 평균나이가 25.35세인 반면, 미국 대표팀 평균나이는 23.55세에 불과하다. 미국 알바레즈 베로니카 감독은 “미국 여자야구 대표팀은 지난 5년 간 꾸준한 세대교체 작업을 통해 선수단을 강화해왔다. 우리는 우승을 하기 위해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베로니카 감독은 선더베이에서 열린 예선에 참가한 6개국 감독 중 유일한 여성 감독이기도 하다. 미국 여자야구 대표팀 포수 출신인 베로니카 감독은 코치를 거쳐 감독으로 이번 대회에 나섰다. 베로니카 감독은 “우리는 어린 소녀들에게 지속적으로 좋은 메시지를 주고 싶다. 우리의 성과를 통해 여성을 위한 기회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고 했다.
5년 전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제 8회(2018) 여자야구 월드컵’을 경험한 외야수 신누리와 투수 김보미도 미국 대표팀의 성장에 놀라워했다. 이들은 “미국은 원래도 최강팀 중 하나였지만, 올해 유독 더욱 강해진 것 같다. 미국과 일본이 결승에서 붙는다면 누가 이길지 정말 궁금하다”라고 했다.
일관성 있는 지도자 아래에서 꾸준한 리빌딩과 재능있는 선수들의 등장, 그리고 국가적인 지원이 맞물리며 미국 여자야구가 선더베이에서 대폭발했다. 미국이 과연 최근 여섯 대회 연속 우승컵을 거머쥔 ‘세계 최강’ 일본을 꺾고 내년 봄 18년 만에 역대 3번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 시선이 집중된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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