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오페라의 유령' 최재림 "설레고 가슴 벅찬 한 해"
"전공인 성악 실력 보여줄 수 있어 기뻐"
"'내가 편하려고 연기하지 말자'는 지론"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11월 17일까지
'오페라의 유령' 한국어 공연은 13년 만이다. 부산(3월 30일~6월 19일)에 이어 지난달 14일부터 서울(샤롯데씨어터)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서울 공연부터 합류한 최재림은 지난 11일 첫 무대를 마쳤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그는 "첫 공연인 만큼 몸에 힘이 들어갔다. 흥분되는 마음을 빨리 가라앉혀서 관객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유령' 역은 뮤지컬 배우라면 누구나 꿈꾸는 역할이다. 최재림은 2009년 봄, '오페라의 유령' 오디션을 봤지만 작품과 함께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더욱 감회가 남다르다.
"(오페라의 유령은) 하고 싶은 뮤지컬 톱5에 항상 들어가 있는 작품이었죠. 준비가 안 되어 있던 2009년과 달리 성실하게 커리어를 잘 만들어온 시점에 '오페라의 유령'을 만나서 가슴 벅차요. '이렇게까지 준비했는데 안 되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오디션에 최선을 다했죠."
극중 '유령'은 흉측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파리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 숨어사는 천재 음악가다. 실제 무대에 등장하는 시간은 25분밖에 안 되지만 존재감은 누구보다 크다.
'유령' 역에 대해 최재림은 "가혹한 운명을 타고난 인물이다. 마음 속 상처가 크다 보니 타인을 사랑하는 법이나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고 얻기 위한 방법을 모른다"고 소개했다. 이어 "뒤틀려 있고 집착적이지만 동시에 나약하고 불쌍한 '유령'의 모습을 최대한 명확하게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페라의 유령'이 세미 클래식 장르인 만큼 그동안 드러낼 기회가 적었던 성악 실력도 마음껏 보여줄 생각이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했는데 그동안 세미 클래식 장르는 많이 못했어요. 유령은 협박, 애원, 고백, 분노 등 극과 극을 넘나드는 감정을 대사가 아닌 노래로 표현하기 때문에 각 소절에 맞는 톤을 찾으려 노력했죠."
'유령' 역은 최재림과 조승우, 김주택, 전동석 등 4명이 번갈아 연기한다. 최재림은 "다른 배우들은 부산 공연에서 100회 넘게 호흡을 맞춰 왔다. 중간에 합류한 만큼 새로운 자극을 불어넣고 내가 이들에게 느낀 존경심을 똑같이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21일부터 뮤지컬 '레미제라블' 훈련도 시작한다. 빡빡한 스케줄이지만 그는 "훈련 체력과 공연 체력을 배분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배우에게는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했다. "뮤지컬 역사에 남을 대작 두 편을 지금의 커리어에서 참여하게 되어 감개무량해요. 2023년을 떠올리면 스스로에 대한 뿌듯함과 자부심, 설렘과 벅참 같은 감정이 진하게 남아있을 것 같아요."
'아이다'의 라다메스, '하데스타운'의 헤르메스, '킹키부츠'의 롤라, '마틸다'의 미스 트런치불, '시카고의 빌리 플린.
최재림은 변화무쌍한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한다. 팝과 록, 성악을 넘나드는 발성과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으로 최고 뮤지컬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2009년 '렌트'로 데뷔한 후 한창 활동하던 중 연기에 대한 갈증을 채우기 위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연기과)에 입학해 석사 학위를 딴 노력파이기도 하다.
"'내가 편하려고 연기하지 말자'는 게 지론이에요. 내가 연기하거나 부르기 편한 작품 위주로 선택하면 비슷한 톤의 연기를 반복하는 배우가 될 확률이 높아져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려면 실력이 있어야 하니까 공부를 하게 됐죠." 그러면서 "배우들이 서로 출연하려고 경쟁하는 창작 뮤지컬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최재림은 뮤지컬을 넘어 다른 매체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 예능 '나 혼자 산다'와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 등에 출연해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공연한 지 14년 됐는데 다 필요 없어요. TV의 영향력은 따라갈 수 없더군요. 하하. 본업인 무대를 지키면서 매체 활동에도 계속 도전할 계획이에요. 무대건, 브라운관이건 다양한 모습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는 게 목표입니다."
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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