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줄고 고금리 장기화에..국내 전기차 성장세 ‘주춤’
상반기 증가율 16.4%그쳐..전년보다 둔화
보조금은 줄고 고금리에 차값 부담 커져
신형 전기차 출시에 하이브리드 모델 확대
[이데일리 박민 기자] 고성장세를 이어오던 국내 전기차(EV) 시장이 올해 들어 주춤하고 있다.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여파로 차량 가격은 올랐지만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은 해마다 줄고 있어 판매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완성차 업체마다 전기차 대체 수요 차량으로 꼽히는 하이브리드(HEV) 라인업을 확대하고 수요 잡기를 위한 신차 출시와 가격 할인에 나서는 등 판매 전략 수정에 나섰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급격히 커지고 있는 글로벌 시장과 함께 최근 몇 년새 급성장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제동이 걸린 모양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전기차 내수 판매량은 총 7만8977대로 전년 대비 16.4%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에서 전기차 6만7848대가 팔리면서 전년(3만9686대)보다 71.0%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성장세가 둔화한 셈이다.
이 여파로 국내 대표 완성차업체인 현대자동차와 기아(000270)의 간판 전기차 모델도 전년보다 판매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5’는 올해 7월 누적판매량은 총 1만85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8205대) 보다 40.4%가 급감했다. 같은 기간 기아의 EV6도 올해 7월까지 1만2325대가 팔리면서 전년 동기(1만5207대)에 비해 300대 가량 빠졌다.
내수시장에서 국내 완성차의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 사이 상대적으로 몸값이 비싼 수입차들은 대대적인 가격 할인과 라인업 확대를 통해 판매 반등을 꾀했다. 벤츠는 지난해 7월까지 전기차 5종 모델 총 1720대를 팔았지만, 올해는 모델을 15종까지 대폭 늘리고 할인에 나서면서 3000여대가 늘어난 4796대를 팔았다. 같은 기간 BMW도 지난해 6종 모델 1703대 판매에서 올해 7종 모델 3549대로 판매량이 1800여대 늘었다.
반면 지난해 수입차 단일 모델 최대판매량을 기록했던 스웨던의 전기차 업체 ‘폴스타’는 가격 할인에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면서 올해 7월까지 ‘폴스타2’ 누적 판매량 625대를 기록, 전년 동기(1137대) 대비 반토막 가까이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업체간 판매 경쟁이 가열하면서 당분간 가격 할인 열기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전기차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은 저렴하지만 전기모터 장점을 품고 있는 하이브리드차로 수요가 옮겨가면서 관련 시장도 커질 전망이다.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동시에 구동하면서 별도의 외부 충전이 필요없는 하이브리드차는 올해 상반기에만 17만6699대가 팔리면서 지난해 동기(12만9509대) 보다 36.4%늘었다. 지난해 전년 대비 증가율이 27.6%였던 것과 비교하면 8.8%포인트 늘어났다. 주춤한 전기차 판매량이 고스란히 하이브리드로 이전하는 모습이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전기차 시장이 도입기를 지나 대중화 시대에 들어가면서 업체간 판매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며 “기존 전기차 모델 할인에 가격경쟁이 집중되는 차급을 피한 신형 전기차 출시를 확대하고, 하이브리드 확충 전략을 꾀하는 업체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 (parkm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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