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금연구역 지정률 저조…“신청 기준 완화하고 필로티도 포함해야”

국회 입법조사처 ‘국정감사 이슈 분석’…“경로당·주차장·놀이터까지 금연구역 지정 필요”

문화일보 자료 삽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신청하면 아파트나 다세대주택 등의 일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제도가 있지만, 실제로 금연구역이 지정된 경우는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23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연말을 기준으로 전국 공동주택 거주 1368만9064세대 중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주택 거주자는 10.8%인 148만7050세대로 집계됐다.

국민건강증진법은 국토법상 공동주택인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의 거주 세대 중 2분의 1 이상이 해당 공동주택의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 등 4곳 모두 혹은 일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지방자치단체에 신청할 수 있다. 지자체는 신청이 들어오면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금연구역임을 알리는 안내표지를 설치해야 한다. 이런 규정은 2016년 9월 시행돼 해마다 금연구역 지정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지정률이 저조한 이유로 지정 신청 기준이 까다롭고 대상 금연구역이 넓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보고서는 "거주세대 절반 이상의 신청을 받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신청 요건을 거주 세대의 2분의 1 이상에서 3분의 1 이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필로티 구조로 지어진 공동주택이 많아졌는데, 필로티 구조가 있는 곳이 공용공간이고 주출입구가 있는 층이 있기 때문에 필로티 구조 공간을 금연구역으로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며 "금연 공동주택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로당, 어린이놀이터, 주민 운동시설 등 공용공간을 금연구역 대상에 넣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필로티는 1층에는 기둥만 세우고 그 위에 건물을 얹는 형태의 건축 기법이다. 1층을 주차공간으로 활용하는 주택 등이 늘면서 확산하는 추세다. 이와 관련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건강증진법 일부 개정안’을 지난해 1월 발의했다. 법안은 금연구역 지정 요건을 ‘거주 세대 3분의 1 동의’로 완화하고,지상주차장과 필로티 구역도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