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 조끼 입고 투표···‘후보 암살’ 혼란 에콰도르 대선, 삼엄한 경비 속 치러져
후보 암살 사건으로 전례 없는 혼란을 겪은 에콰도르 대통령 선거가 20일(현지시간) 삼엄한 경비 속에 치러졌다.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 투표에서 유권자들은 대통령과 부통령, 국회의원(137명) 후보 중 한 명을 각각 선택했다.
탄핵 위기를 맞은 기예르모 라소 대통령(67)의 조기 퇴진 결정에 따라 갑작스럽게 치러진 이번 선거는 대선을 열흘 가량 앞두고 벌어진 후보 암살 사건으로 큰 혼란을 겪었다.
8명의 대선 후보 중 건설운동 소속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 후보(59)가 지난 9일 유세 후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라소 대통령은 3일간의 국가애도기간을 공표하고, 60일간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 사건 이후 각 후보들이 치안 문제 해결을 ‘0순위’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에콰도르의 심각한 치안 문제가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이 됐다. 에콰도르에서는 지난달에도 아구스틴 인트리아고 만타 시장(38)이 괴한의 총격으로 암살되는 등 치안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
이날 투표소 주변에는 군과 경찰, 무장 차량 등 인력과 장비가 대거 투입됐다. 유권자가 몰리는 주요 투표소의 경우 군과 경찰 병력이 반경 100m를 통제했다고 에콰도르 정부는 밝혔다.
사망한 비야비센시오 후보의 대체 후보로 출마한 크리스티안 수리타 후보(53)는 그간 유세 때와 마찬가지로 방탄조끼와 방탄모를 착용한 채 투표소를 찾았다. 이동 중에는 군 장병이 신변 보호를 했고, 경찰관도 가림막으로 후보를 둘러싸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앞서 각종 여론조사에선 사회주의 좌파 계열 시민혁명운동의 루이사 곤살레스 후보(45)가 지지율 1위를 달렸다. 다만 지지율 면에서 크게 압도적인 후보는 없어 결선에서 최종 승자가 가려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숨진 비야비센시오 후보는 8명의 후보 가운데 중위권을 맴돌았지만, 사망 직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곤살레스 후보에 이어 2위까지 올랐다.
에콰도르 선거법에 따라 이날 투표에서 과반을 얻거나, 40% 이상을 득표하고 2위에게 10%포인트 앞선 후보가 나오면 당선은 확정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1,2위 후보가 오는 10월15일 결선 투표를 벌이게 된다.
이번 대선은 라소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채우는 선거로 새 대통령의 임기는 2023년 11월부터 2025년 5월까지 1년6개월이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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