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간 9경기 강행군' 결국 탈이 났다, 조규성, 브뢴뷔전 20분만에 교체 아웃, 미트윌란은 홈에서 0대1 충격패+인종차별 이슈까지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최악의 경기가 됐다.
미트윌란은 21일(이하 한국시각) 덴마크 헤르닝 MCH 아레나에서 열린 브뢴뷔와의 2023~2024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5라운드에서 0대1로 패했다. 미트윌란은 홈에서 충격패를 당하며 리그 4위(승점 9)로 추락했다. 브뢴비는 미트윌란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승점은 같았지만, +2로 골득실에서 미트윌란(골득실 0)을 앞섰다.
이어 "이 사실을 알게 된 우린 즉시 한국인들과 연락해 구단을 대신해 사과하고, 후속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며 "불만을 품은 팬은 덴마크 관중으로부터 개인적으로 사과를 받고, 자신들의 행동이 용납될 수 없고, 상처를 줬다는 걸 깨달았기에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했다. 우린 한국에서 온 팬과 대화를 이어나가갔는데, 사건을 더 이상 진행시키길 원치 않으며 처리에 만족한다고 밝혔다"고 했다. 미트윌란은 "우리는 여러 회의를 개최한 끝에, 클럽의 가치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도록 명확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문제의 행동은 팬존에 있던 팬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 대한 차별로 인식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미트윌란은 두 명의 덴마크 관중에게 검역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미트윌란은 "축구는 사람을 하나로 모아야지, 그 반대가 돼서는 안 된다"며 한국팬들을 직접 경기장으로 불렀다.
하지만 이들이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조규성은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조규성은 이날 선발 출전했지만, 부상으로 쓰러졌다. 전반 20분만에 근육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조규성은 변함없이 이날도 선방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조규성은 3-4-3 포메이션을 꺼낸 미트윌란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아랄 심시르, 프란쿨리누가 좌우에 섰다. 허리진에는 니콜라스 뒤어, 크리스토페르 올슨,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차를레스가 자리했다. 스리백은 파울리뉴, 주니뉴, 올리베르 쇠렌센이 이뤘다. 골문은 요나스 로슬를 지켰다.
조규성은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뒷공간을 침투하며 기회를 엿봤다. 하지만 20분만에 교체돼 나왔다. 조규성은 브라질 공격수 주니오르 브루마도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터치라인 밖으로 나와 오른쪼 허벅지 뒤쪽을 부여잡는 모습이 잡힌 것을 감안하면 햄스트링이 유력하다. 조규성은 바로 검사와 치료를 위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조규성은 이후 오른쪽 허벅지에 테이핑을 한 채 벤치에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최근 강행군의 여파로 보인다. 햄스트링은 근육이 피로할때 생기는 부상이다. 조규성은 유럽에 입성한 후 4주간 무려 9경기를 치렀다. 유럽 적응만으로도 부담이 될 수 있는데, 빡빡한 일정까지 겹치다보니 아무래도 근육에 탈이 난 것으로 보인다. 조규성은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예선까지 치르다보니 매주 두 경기씩을 소화했다.
당장 이번주에도 오모니아전을 소화했다. 조규성은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78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조규성은 전반 27분 페널티킥(PK) 선제골을 넣으며 시즌 4호 골을 신고했다. 지난 8일 바일레 BK와의 원정 경기에서 PK을 얻어내고도 이를 실축해 고개를 숙였던 조규성은 10일 만에 만회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이날 득점은 조규성이 유럽 대항전에서 기록한 첫번째 골이다. 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조규성은 유럽 대항전에서는 고개를 숙였다. 지난 2차 예선 2경기와 3차 예선 1차전까지 득점이 없었다. 이날 득점으로 마지막 고비까지 넘었다. 팀은 5대1 대승을 거뒀다. 원정에서 열린 1차전에서 0대1로 패한 미트윌란은 홈에서 열린 2차전 대승으로 플레이오프행에 성공했다. 본선 무대까지 단 한걸음만을 남겨뒀다.
조규성은 지난 달 11일 미트윌란 유니폼을 입었다. 미트윌란은 11일 구단 채널을 통해 '전북 현대에서 뛰던 조규성을 영입했다. 2028년까지다. 조규성은 미트윌란에 완벽한 선수'라고 공식 발표했다.
조규성은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그는 전 세계의 러브콜을 받았다.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 분데스리가 마인츠, 미국프로축구 미네소타 등 크게 3개팀이 조규성 영입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조규성은 당시엔 유럽에서 도전할만한 컨디션을 갖추지 못했단 판단을 내렸다. 이적 시기를 여름으로 미뤘다. 전북 구단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박지성 전북 테크니컬 디렉터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유럽 클럽, 현지 에이전트와 연락했다. 최종 선택은 미트윌란이었다.
2020년 FC안양을 떠나 전북에 입단한 조규성은 세 시즌간 59경기에서 22골을 넣었다. 전북에서 대표급 스트라이커로 성장한 조규성은 지난 시즌 득점왕까지 거머쥐었다. 카타르월드컵에서 두 골을 폭발시켰다. 가나전에서 멀티골을 쏘아올렸고, 월드컵 한경기 멀티골은 한국축구사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올 시즌 개막 후 다소 부침 있는 활약을 보였지만 이내 경기력을 되찾았다. 오랜기간 조규성을 지켜본 미트윌란이 손을 내밀었다. 조규성도 미트윌란의 제안에 빠르게 응답했다. 조규성은 미트윌란 합류 뒤 "유럽 진출 기회가 있었는데 이번에 딱 맞은 것 같다. 구단은 나를 위해 매우 헌신적이었다. 나는 이것이 옳은 이적이라고 확신한다. 매일 영어를 배우고 있다. 나는 사교적이고 외향적이다. 팀원들과 가까워지는 것을 중시한다. 동기 부여가 됐고, 앞으로의 도전을 기대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미트윌란 역시 등번호 10번을 안기며 조규성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보였다.
덴마크로 향한 조규성을 향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빅리그 대신 변방 리그로 간 것에 대한 걱정이었다. 하지만 조규성은 최고의 활약으로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하고 있다. 조규성은 개막전에서 골을 넣은 것을 시작으로 리그 3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 지난 15시즌을 기준으로 미트윌란 역사상 처음으로 첫 리그 세 경기에서 모두 득점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덴마크 벳365는 '구단 15년 역사상 입단 직후 리그 3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은 선수는 조규성이 유일'하다고 전했다. 앞서 첫 2경기 연속골은 2018년 프랭크 오니에카(현 브렌트포드), 2020년 앤더스 드레이어(현 안더레흐트), 2023년 조규성까지 3명이었는데, 첫 리그 3경기 연속골은 조규성이 유일하다. 오니에카가 빅리그에 진출했던만큼, 조규성의 이같은 기록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 조규성은 비록 13일 바일레BK와의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연속 득점이 중단됐지만, 놀라운 득점력을 이어왔다.
조규성은 이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7월 이달의 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 5일 덴마크 수페르리가가 공식 채널을 통해 발표한 2023~24시즌 7월 이달의 팀에서 조규성은 4-4-2 포메이션 기준, 최전방 오른쪽 공격수에 포진했다. 덴마크 수페르리가는 '7개의 다른 팀, 8개의 다른 국적, 11명의 재능을 갖춘 선수들'이라고 했다. '수페르리가 7월 이달의 선수' 후보에도 올랐다. 슈페르리가 공식 SNS는 2일 조규성을 포함 5명이 슈페르리가 7월을 빛낸 이달의 선수 후보로 올랐다고 알렸다. 조규성은 누아마(노르셸란) 핀보가손(룅비) 라르손(코펜하겐) 켈러(오덴세) 등과 함께 후보에 올라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조규성의 부상 속 미트윌란은 맥없이 패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미크윌란은 후반 36분 결국 결승골을 내줬다. 교체 투입된 아르민 기고비치가 박스 안에서 크로스를 받은 후, 슈팅이 아닌 골문 앞에 있는 볼리스에게 공을 내줬다. 볼리스는 지체없이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넣었다. 볼리스는 시즌 개막 후 치른 전경기 득점에 성공해 리그 5경기 연속골이라는 기염을 토해냈다. 미트윌란 공동 구단주인 매튜 벤엄 앤더스 홀치 포블센 모두 이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지만 패배의 쓴맛을 봐야 했다. 미트윌란은 이날 김지수의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포드 구단주이기도 한 벤엄이 자신의 지분을 포블센에게 양도하면서 최대 주주 자리에서 물러났음을 밝히면서 경기 전 기념행사를 가졌다.
조규성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부상이다. 리그에서의 활약에 비해 아쉬웠던 유럽 대항전까지 폭발한 조규성은 8경기 4골이라는 준수한 활약으로, 초반 확실한 임팩트를 남겼다.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본선행까지 눈앞에 두고 있는만큼, 분명 인상적인 행보다. 덴마크로 향한 조규성을 향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빅리그 대신 변방 리그로 간 것에 대한 걱정이었다. 하지만 조규성은 최고의 활약으로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하고 있다.
빅리그로 향하는 동료들의 움직임도 조규성에게는 분명 호재였다. 미트윌란 공격수 소리 카바가 스페인행에 성공했다. 미트윌란은 18일 미트윌란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카바가 스페인 프레메라리가 라스팔마스로 이적했다'고 발표했다.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보도를 종합하면 옵션 포함 200만 유로(약 29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기니 출신 장신 공격수 카바는 2019년 디종을 떠나 미트윌란으로 이적했다. 최근에는 임대를 자주 다녔다. 2021~2022시즌 벨기에 주필러 프로리그의 아우트헤버를레이 뢰번에서 뛰었고, 지난 시즌 후반기에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의 카디프시티에서 활약했다. 카바는 카디프시티에서 17경기 8골-1도움을 올리며 챔피언십 팀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버밍엄행이 유력하던 카바는 라리가 라스팔마스 유니폼을 입었다.
카바는 조규성의 파트너이자 경쟁자였다. 카바는 오모니아전까지 소화했다. 스벤 그레베센 미트윌란 디렉터는 "최근 카바에 대한 몇몇 제안이 있었고, 선수 본인도 라스팔마스 이적을 열망했다. 거취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카바는 팀원으로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이에 앞서 구스타프 이삭센이 이탈리아 세리에A 라치오에 입단했다. 카바까지 스페인 라리가에 진출하며, 덴마크 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인다면 빅리그행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빅리그행에 대한 희망으로 기세를 이어온 조규성인만큼 지금의 부상은 분명 아쉽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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