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한미일 회담 평가… "미로에 빠져" vs "기회 키워라"
한미일 3국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 성과에 '준 군사동맹 우려'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 국회 인사청문회에도 비판 지속...대통령은 임명 강행 전망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3국 안보 협력의 범위 확대는 필연적”(중앙일보) “윤 대통령 결단에 의존한 전인미답의 길”(경향신문)
미국 현지시간으로 18일 한미일 정상회담으로 이뤄진 이른바 '캠프 데이비드' 합의에 대한 평가가 분분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일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20일 SNS)고 자평한 것처럼 긍정적 전망을 내놓는 매체들이 있는 반면, 사실상 '군사동맹' '안보동맹' 발판이 마련돼 신냉전 위기를 고조시킬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이번 캠프데이비드 합의가 사실상 '준 군사동맹' 수준의 길을 열었다고 지적한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동맹은 선언적인 것이 아니라 법적 구속력을 가져야 하고 조약을 맺어야 하는 것”이라면서 “준동맹 표현은 과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경향신문은 1면 <미로에 빠진 한국 외교… 국익은 '시계제로'> 기사에서 “한국이 얻게 될 경제적 안보적 이익도 분명치 않다. 한국 외교가 윤 대통령 결단에 의존한 전인 미답의 길로 들어섰다는 의견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미일이 공동 이익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 도전 도발 위협에 신속히 협의하기로 한 대목은 “미국과 유럽의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헌장 제4조를 연상케 하는 준군사동맹 수준의 문구”라고 했다. 이어진 <3국 군사협력 강화에… 되레 더 커지는 '한반도 안보 불안'> 기사에선 “한미일 안보 협력이 준동맹 수준으로 올라선 데 맞서 북한은 중국, 러시아와의 밀착을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안보 강화가 군사 위협을 키우는 안보 딜레마가 남북관계 수준을 넘어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로 확장된 만큼 긴장 관리는 더욱 절실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도 1면 <한미일 사실상 '군사동맹'…격랑 한복판 선 한반도> 기사에서 “대중 · 대북 견제 목적인 '정례적 연합훈련' 등 '군사동맹' 수준의 협력 약속이 핵심으로 꼽힌다”고 했다. <“위기시 3자 협의 공약”…일, 한반도 유사시 입김 커질듯> 기사는 “한·미·일 협의체는 '회원국 일방에 대한 무력 공격을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집단방위 조항(제 5조)을 갖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보다는 군사협력 수준이 낮다. 그렇지만 일본이 한·미·일 협의 틀에 따라 자신의 의견을 직접 한국에 전달할 수 있게 되면서 한반도 유사 사태가 발생했을 때 일본의 입김이 더 강해질 수 있다”며 “일본 중요 영향사태법(2조 4항)을 보면 '외국 영역에 대한 대응 조처는 당해 외국의 동의가 있을 때에 한정해 시행하는 것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3개국 협의 틀을 통해 한국의 반대를 무력화할 수 있게 되는 셈”이라고 했다.
국민적인 합의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다. 중앙일보 1면 <'언제든 무엇이든' 한미일 협력 새 틀 짰다> 기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3국 '공동의 이해'를 위협하는” 현안에 대응하기 위한 채널을 수립하기로 했다고 표현한 것을 두고 “'공동의 이해'는 문건에 있는 표현이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쓴 '어느 한 나라라도 영향을 받을 때마다'와는 다소 온도 차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한국으로선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데다 남중국해나 대만해협 충돌 상황에서 정부가 개입하는 것처럼 보이는 데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3국 안보협력의 범위 확대는 필연적이라는 게 외교가의 지배적 견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1면 기사에서 “윤석열 정부는 한국 외교의 근본틀을 바꾸는 결정을 정치권과의 협의나 국민적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 사설 <한미일, 3국 협력 새 시대 선언... 우리 책임, 도전도 커졌다>는 “공동선언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후 폭풍과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은 3국 모두 국내외 정치상황과 여론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탓이다. 국민적 동의 과정이나 초당적 의견 수렴 부재가 그렇다”며 “특히 일본은 과거사, 강제동원 문제 등 한 일 현안에서 전향적 자세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3국 협력의 심각한 균열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3국 협력 강화에 따른 대내외적 도전에 대비돼 있는 지 성찰하기 바란다”고 했다.
동아일보 사설 <공급망·기술 협력 '3각 연대'... 리스크 줄이고 기회 키워라>는 “3국은 역내에서 제기되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서로의 국익을 키워줄 수 있는 협력 방안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매년 1회 정례화를 약속한 상무·산업장관 회담과 신설에 합의한 재무장관회담 등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내용들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며 “각국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성과야말로 삼각 협력 강화는 물론 역내 전체의 경제 번영까지 이끌어낼 동력”이라고 했다.
한겨레 <더 명확해진 '반중' 기조…'국익·균형외교' 여론과 역주행> 기사는 “한·미·일의 강력한 가치연대”(공동 기자회견)를 외치며 미·일의 노골적 반중 노선에 합류한 윤석열 대통령의 선택은 국내 여론과는 사실상 반대 방향”이라며 “지난 17일 공개된 엠브레인퍼블릭 · 케이스탯리서치 · 코리아리서치 · 한국리서치의 전국 지표조사(NBS) 에서 응답자들은 '한-미 동맹 강화'(41%)보다'미-중 사이 균형외교'(54%)를 선호했다”고 했다.
인사청문회 이후에도 '이동관 방통위원장' 우려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인사청문회 뒤로도 이어지는 야권과 언론계 반발에도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인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신문은 “국민의 힘은 보고서 채택을 촉구하지만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보고서 재송부 요청 절차를 거쳐 임명이 강행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며 “이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 채택이 불발 또는 ' 부적격' 처리 돼도 윤 대통령이 이후보자 임명 절차를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고 했다. 앞선 김영호 통일부장관 사례에 비춰 윤 대통령의 임명 재가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야권은 이 후보에 대한 청문회 위증 의혹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향후 추가 검증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겨레 기사 < 야 “이동관은 수사 대상” 청문회 위증·세금탈루 고발 검토>는 “민주당이 이 후보자의 임명에 반대하며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그가 '언론장악, 자녀 특혜와 학교폭력, 재산 증식 등 걸어다니는 의혹 백화점'(박성준 대변인)인데다, 관련 의혹이 지난 18일 인사청문회에서 조금도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을 통해 언론인 등을 사찰하고 언론장악 문건을 작성하는 데 관여했다는 등의 의혹을 사고 있다”며 “여야는 이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시한인 21일 채택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지만, 양쪽의 이견이 커 합의에 이르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경향신문 기고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 지명 철회가 답이다>에서 “짧은 시간에 해임 광풍을 일으키는 것은, 공영방송이사구성을 정부 여당에 유리하게 전환해 사장 교체 시나리오를 실현하고, 심의 기관을 장악해 방송 내용을 정부에 유리하도록 이끌려는 의도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를 마무리할 인사로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지명했다”며 “후보자는 청문회에서조차 KBS가 정파적 보도를 한다고 주장하며 시스템을 선교정 하겠다는 언론장악 의지를 내보인 사람이다. 언론 장악이 대통령의 뜻이 아니라면 이제라도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본인에 대한 의혹을 보도한 YTN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 분당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보도에 본인 사진이 잘못 사용된 건에 3억 원 손해배상 형사고소를 한 데 이어, 18일 이 후보자 배우자에 대한 인사청탁 보도를 두고 5억 원 손배 및 형사고소를 추가로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경향신문은 <이동관, YTN 또 고소·손배소> 기사에서 관련 소식을 다뤘다.
한편 이 후보자 인사 이후 온라인 플랫폼법(온플법) 추진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일보 <온플법 다시 원점?...공정위·방통위 '밥그릇 싸움' 조짐> 기사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지명으로 공정위와 방통위의 플랫폼 규제 주무부처 알력싸움도 재개될 조짐이다. '실세'인이 위원장이 임명될 경우, 주무 부처가 공정위가 아닌 방통위가 될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며 “이 후보자는 방통위원장 후보자 지명후 온플법 관련 논의를 전면 중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공정위가 플랫폼규제주무부처로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무부처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주재로 이뤄졌던 플랫폼 관련 부처 비공식회의도 최근에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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