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시가 10조원"…전현무→유병재, 상상 못 할 '이건희 컬렉션'에 감탄 연발('선녀들')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선을 넘는 녀석들-더 컬렉션’이 집에서도 즐기는 ‘방구석 컬렉션’으로 돌아와, 일요일 밤을 지식과 예술의 향연으로 물들였다.
MBC ‘선을 넘는 녀석들-더 컬렉션’(이하 ‘선녀들’)이 약 2년 만에 시즌5로 귀환했다. 20일 첫 방송된 ‘선녀들-더 컬렉션’에서는 첫 번째 탐사지로 세기의 기증이라 불리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을 찾은 전현무, 유병재, 하니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건희 컬렉션’은 공개와 함께 매진 행렬을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성원을 받은 전시회다. 전현무는 "지금까지 기부된 소장품만 모아도 세계 5대 미술관을 건립할 수 있다. 그 규모가 감정가로 약 2~3조 원, 시가는 약 10조 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전현무의 말처럼 국가에 기증된 고(故) 이건희 회장이 모은 2만 3000여 점의 수집품들은 감정가가 약 2~3조, 시가가 약 10조 원으로 알려지며 한국을 들썩이게 했다. 유병재는 '이건희 컬렉션' 전시에 대해 "열풍이 맞다. 제가 얼마 전에 가려다가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다. 인기가 많더라"고 말했다.
어느 수집가의 집에 초대된 콘셉트로 시작된 ‘이건희 컬렉션’ 투어에서 ‘선녀들’은 이건희가 차곡차곡 수집한 작품들을 역사적 배경, 비하인드 스토리와 함께 흥미롭게 풀어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그중에서도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과 정체성을 품은 ‘K-도자기’의 숨은 이야기가 관심을 집중시켰다. 고려의 위기 속 빛을 발한 청자, 고려만의 독창적 기술 상감기법, 고려청자의 쇠퇴와 함께 등장한 분청사기, 신분제와 연결되는 분청사기의 대중화 등 역사적, 미술사적으로 다양하게 접근한 크로스 설명이 돋보였다. BTS RM, 빌 게이츠가 구매해 세계적으로 핫해진 조선 달항아리의 매력은 정형화되지 않은 아름다움으로 모두를 매료시켰다.
조선의 풍속화가 김홍도의 몰랐던 그림 세계도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김홍도가 풍속화뿐 아니라 산수화, 인물화, 신선도, 화조화 등에서도 뛰어났던 장르 초월 천재라는 사실은 놀라움을 안겼다. 글로만 전해지던 뿔이 하나 달린 소(코뿔소)를 상상력으로 그려낸 ‘운상신선도’, 한가롭게 잠든 어부의 모습을 그린 ‘어가한면도’는 풍류를 즐긴 김홍도의 삶과 함께 들으니 재미가 배가 됐다.
이건희 회장이 가장 아꼈던 작품 중 하나, 김홍도의 유작으로 추정되는 ‘추성부도’는 정조의 총애를 받으며 당대 최고 화원으로 활약한 김홍도의 쓸쓸한 말년 이야기로 눈길을 끌었다. 정조 승하 후 아들 교육비를 낼 돈이 없을 정도로 가난했던 김홍도의 일화, 이전의 익살스러운 작품들과 달리 메마른 화풍으로 그린 ‘추성부도’에 담긴 인생 메시지가 멤버들을 그림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전현무는 “(인생이) 참 허무하다 허무해”라며 그림에 깊이 몰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즌5 ‘더 컬렉션’으로 돌아온 ‘선녀들’은 유명 컬렉션을 집에서도 즐길 수 있게 만들며 관심을 집중시켰다. 앞서 국경, 분단, 시간, 지식의 선을 넘었던 ‘선녀들’은 예술, 컬렉션이라는 주제도 흥미롭고 풍성하게 채워내는 내공을 자랑했다. 예술을 잘 몰랐던 사람들도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게 했다. 단순히 웃고 즐기는 예능이 아닌, 지식을 채워가는 유익한 콘텐츠라는 점에서 시청자들 역시 반가움을 드러냈다.
열정 충만한 세 MC와 전문가들의 조화도 돋보였다. ‘선녀들’의 터줏대감MC 전현무와 유병재는 지식 라이벌로 티격태격하는 케미를 발산했다. 새롭게 합류한 하니는 “지적 호기심이 많다”라며 솔직하고 호탕한 매력으로 색다른 케미를 더했다. 부캐 ‘무스키아’로도 활동 중인 전현무는 “화가 입장에서 보면….”이라고 말하며 김홍도의 그림을 해석하는 유쾌함으로 웃음을 만들기도 했다. 역사학자 김재원과 베테랑 도슨트 이창용이 함께해 전문성을 더했다. 그림에 담긴 역사를 재밌게 풀어내는 김재원과, 배우 이선균을 떠오르게 하는 꿀보이스로 그림을 읽어주는 이창용의 시너지가 돋보였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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