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WHO 대신 ‘무역기구’, ‘보건기구’ 어때요?…“적절해요” 압도적 [우리말 화수분]
16개 국제 조직(기구)의 로마자 약칭 인지도와 새로 만든 우리말 약칭의 국민 수용도를 설문조사한 결과,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WHO, OECD, WTO, IAEA를 제외한 나머지 12개 조직의 인지도 평균은 12%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국민 10명 중 7명은 이들 조직을 표현할 때 로마자 약칭 대신 우리말 약칭을 사용하길 원했다.
우선 로마자 약칭 인지도에선 WHO(세계보건기구)가 71.5%로 가장 높았다. 이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69.0%, WTO(세계무역기구) 57.7%, IAEA(국제원자력기구) 43.7% 순이었다. 5위를 기록한 ISO(국제표준화기구, 26.7%)부터 인지도가 확 떨어졌고, IMO(국제해사기구, 9.3%)와 BIE(국제박람회기구, 3.5%) 등 한자릿수에 그친 조직도 7개나 됐다.
그러면서 국내 조직에는 ‘기구’라는 단어가 들어간 곳이 거의 없는 만큼 조직의 성격을 표현하는 핵심 용어만 골라 로마자 약칭의 글자 수와 비슷하게 만든 우리말 약칭을 제시했다. 예컨대 세계무역기구(WTO),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각각 ‘무역기구’, ‘보건기구’, ‘원자력기구’로 약칭을 쓰자는 것이다. 핵심 용어 하나만 선택하기 어려울 때는 여러 용어의 머리글자를 따 약칭을 만들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경제’와 ‘협력’의 머리글자를 따서 ‘경협기구’로,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는 이미 사용하는 약어인 ‘지재권’을 가져와 ‘지재권기구’로 줄였다.
이런 우리말 약칭에 대한 응답자 수용도는 높은 편이었다. 평균 71.2%가 선호했다. 수용도 최상위권은 ‘세계무역기구(WTO)→무역기구(79.9%), ‘국제에너지기구(IEA)→에너지기구(79.4%)’, ‘국제표준화기구(ISO)→표준화기구(79.2%)’ 등이고, 최하위권은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지재권기구(58.2%)’,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연공위(58.5%)’,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관광기구(65.9%)’ 등이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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