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휴양지 테네리페섬 산불 ‘방화’ 가능성…1만명 넘게 대피

지난 16일(현지시간)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섬 칸델라리아에서 소방관들이 산불 진화에 나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의 유명 휴양지인 테네리페섬에서 6일째 이어지고 있는 산불이 방화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페르난도 클라비호 카라니아 제도 주지사는 경찰이 방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클라비호 주지사와 경찰 모두 용의자 체포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테네리페섬에서는 지난 15일 밤 북쪽 국립공원에서 시작된 산불로 소나무 숲과 관목지대 1만1600㏊가 불탔다. 당국에 따르면 이 산불로 북동부 산악지대를 따라 형성된 마을 11곳이 위협 받고 있으며 현재까지 주민 1만2000여명 이상이 대피했다. 마을 19곳에는 산불로 인한 대기질 악화로 외출 자제 권고가 내려졌다.

소방대원과 군 병력 400여명과 진화용 헬기 및 항공기 23대가 투입돼 산불 진화에 나서고 있다. 소방 당국은 지난 5일간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전날 밤부터 기상 상황이 나아지면서 진화 작업에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테네리페섬은 최근 수년간 기후변화로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평년을 밑도는 강수량을 기록해 왔다. 앞서 지난달 카나리아 제도 라팔마섬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4500㏊가 불타고 2000여명이 대피했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스페인의 산불 피해는 유럽연합 국가 가운데 가장 컸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