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내티 농락한 느린 커브…완급조절 빛난 류현진

김희준 기자 2023. 8. 21.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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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00㎞대 느린 커브로 신시내티 타자들 타이밍 뺏어
강속구 앞세운 신시내티 그린, 3이닝 9실점하고 조기 강판
[신시내티=AP/뉴시스]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아메리칸 볼파크에서 벌어진 2023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볼넷 2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토론토가 10-3으로 승리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2승째(1패)를 따냈다. 2023.08.21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시속 100㎞대의 느린 커브를 앞세워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일궜다.

완벽한 완급조절을 내세운 류현진은 시속 160㎞에 육박하는 직구를 뿌린 신시내티 레즈 선발 헌터 그린에 완벽한 우위를 점했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드아메리칸 볼파크에서 벌어진 2023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볼넷 2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9-2로 앞선 6회말 교체된 류현진은 토론토가 10-3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시즌 2승째(1패)를 수확했다. MLB 개인 통산 77승째다.

야수 실책 속에 실점했지만, 자책점을 기록하지 않은 류현진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2.57에서 1.89로 끌어내렸다.

지난 14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5이닝 2실점 비자책을 기록하고 팔꿈치 부상 복귀 후 첫 승리를 신고한 류현진은 2경기 연속 비자책 경기를 펼치며 2연승에 성공했다.

컵스전에서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빛을 발했다면 이날은 느린 커브가 돋보였다.

류현진은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89.6마일(약 144.2㎞), 평균 시속 87.4마일(약 140.7㎞)에 그쳤으나 커브를 활용한 완벽한 완급조절과 제구력을 앞세워 신시내티 타자들을 농락했다.

시속 100㎞대까지 떨어진 느린 커브에 신시내티 타자들은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신시내티 타자들이 바깥쪽 체인지업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자 류현진은 커브를 결정구로 꺼내들었다. 류현진은 이날 체인지업(18개)과 커브(16개)를 비슷한 비율로 구사했다.

83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부상 복귀 후 최다인 7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 7개 이상의 삼진을 잡은 것은 2021년 10월 4일 볼티모어전에서 7개를 잡은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이다.

7개의 삼진 중에서 커브를 결정구로 삼은 것이 3개였다. 2개의 삼진은 직구의 칼날 제구를 앞세웠고, 체인지업과 커터로 각각 1개씩의 삼진을 잡았다.

류현진은 2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조이 보토를 상대로 직구와 커터, 커브를 차례로 던져 3구 삼진으로 솎아냈다. 바깥쪽으로 휘는 시속 65.5마일(약 105.5㎞)의 낙차 큰 커브에 보토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신시내티=AP/뉴시스]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의 헌터 그린. 2023.08.21

3회말 1사 1루에서 '괴물 신인' 엘리 데 라 크루스를 삼진으로 처리할 때도 커브가 주효했다. 직구와 체인지업을 번갈아 던지던 류현진은 몸쪽 낮은 곳으로 휘는 커브를 던져 데 라 크루스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류현진은 5회말 체인지업이 모두 안타로 연결돼 무사 1, 2루의 위기에 놓이자 다시 커브를 적극 활용했다.

1사 1, 2루에서 매클레인에게 몸쪽 높은 커브를 뿌려 포수 파울 플라이를 이끌어냈다.

이어 데 라 크루스를 상대로는 체인지업과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 낙차 큰 커브를 던졌다. 타이밍을 뺏긴 데 라 크루스는 그대로 얼어붙은 채 3구 삼진을 당했다.

MLB닷컴 통계 사이트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류현진의 이날 커브 구속은 최저 65.5마일, 최고 71.4마일(약 114.9㎞)이었다. 평균 구속은 시속 68.8마일(약 110.7㎞)이었다.

류현진의 이날 가장 빠른 공과 가장 느린 공의 구속 차는 시속 약 39㎞에 달했다.

류현진은 완급조절로 신시내티 타자들을 요리하면서 강속구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몸소 증명했다.

신시내티 선발 그린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면서 류현진의 완급조절 능력은 더욱 도드라졌다.

그린은 이날 최고 시속 100.3마일(약 161.4㎞), 평균 시속 98.4마일(약 158.4㎞)에 달하는 강속구를 뿌렸다. 최고 시속만 따지면 류현진보다 구속이 시속 17㎞ 정도 빨랐다.

하지만 그린은 경기 초반부터 난타를 당했다. 3이닝 동안 홈런 5방을 포함해 10개의 안타를 얻어맞고 9실점(8자책점)하며 무너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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