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km 아리랑볼로 루킹삼진'...느림의 미학 보여준 류현진

이석무 2023. 8. 21.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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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신시내티 레즈 타선을 공략한 필살기는 다름아닌 느린 커브였다.

이날 류현진은 100km대의 이른바 '아리랑 커브'로 신시내티 타자들의 허를 찔렀다.

이날 류현진의 빠른공 최고 구속은 89.6마일(약 144km)에 불과했다.

류현진이 던진 커브 16개 구속은 115km부터 105km까지 다양하게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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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신시내티 레즈 타선을 공략한 필살기는 다름아닌 느린 커브였다. 이미 ‘투구 달인’ 경지에 오른 류현진에게 구속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을 4피안타 2실점(비자책점) 1볼넷으로 막고 토론토의 10-3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4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5이닝 2실점(비자책)으로 팔꿈치 수술 이후 첫 승을 거둔데 이어 2연승을 달렸다. 자신의 빅리그 통산 77번째 승리였다. 야수들이 연속 실책을 범하기는 했지만 대신 화끈한 불방망이로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복귀 후 4차례 등판 가운데 가장 편안한 승리였다. 이날 호투로 류현진은 시즌 성적 2승 1패를 기록했다. 3경기 연속 비자책 행진으로 평균자책점은 2.57에서 1.89까지 낮췄다.

류현진의 최대 강점은 그날 경기에 따라 주무기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지난 컵스전에선 체인지업이 위력을 발휘했다. 이날의 필살기는 느린 커브였다. 이날 류현진은 100km대의 이른바 ‘아리랑 커브’로 신시내티 타자들의 허를 찔렀다.

이날 류현진의 빠른공 최고 구속은 89.6마일(약 144km)에 불과했다. 복귀 후 4경기 가운데 가장 느린 구속이었다. 평균 구속은 시속 87.4마일(약 141㎞)이었다. 한국 프로야구 기준으로 놓고 보더라도 평균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류현진에게 구속은 중요하지 않았다. 대신 다양한 변화구로 이를 극복했다. 이날 류현진은 총 83개의 공을 던졌다. 이 가운데 직구는 38개에 불과했다. 대신 체인지업(18개), 커브(16개), 컷패스트볼(11개) 등 변화구를 최대한 활용했다. 상대 선발투수인 헌터 그린이 최고 구속 100.3마일(약 161km) 강속구를 던지고도 3이닝 10피안타(5홈런) 3볼넷 9실점한 것과도 비교가 됐다.

류현진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은 빠른공 구속이 어느정도 뒷받침돼야 위력을 발휘한다. 그런데 구속이 안나오다보니 체인지업은 선발 라인업에 7명이나 배치된 신시내티 오른손 타자 레이더에 잇따라 걸렸다.

체인지업이 먹히지 않자 류현진은 새로운 무기를 꺼내들었다. 바로 커브였다. 오른손 타자 바깥쪽에서 몸쪽으로 낙차 크게 휘어 들어오는 커브에 신시내티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특히 5회말 2사 1, 2루 위기에서 ‘괴물 신인’ 엘리 데 라 크루스를 삼구삼진으로 잡는 모습이 백미였다. 3구째 크루스를 꼼짝 못하게 만든 공은 107km짜리 느린 커브였다. 류현진이 던진 커브 16개 구속은 115km부터 105km까지 다양하게 형성됐다. 이날 잡은 탈삼진 7개 가운데 3개를 커브로 잡았다.

비록 140km대 초반의 ‘느린’ 빠른공이지만 ‘더 느린’ 커브와 조화를 이루니 타자들 입장에선 마치 160km대 강속구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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