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재건축 매도청구권, 소유자 전원 소송 안 해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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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재건축 과정에서 소유자들이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때 전원이 참여하지 않아도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A씨 등 8명이 B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 등과 B씨는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위치한 9세대 다세대주택 구분소유자들로 9세대 중 8곳은 원고 8명이 하나씩 소유했고 나머지 1곳의 지분은 A씨가 71%, B씨가 29%로 나눠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이 다세대주택의 재건축 여부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는 점이다. A씨 등 8명은 2018년 6월 관리단집회를 열고 재건축을 결의했는데 B씨만 유일하게 재건축에 반대했다.

이에 A씨 등은 B씨를 상대로 지분 매도를 청구하는 이번 소송을 냈다. 집합건물법에는 전체 소유자 80％ 이상, 토지 지분의 80％ 이상의 찬성으로 재건축이 결의되면 재건축을 반대하는 다른 소유자를 상대로 지분을 시가 매도 요구가 가능하다.

1심은 A씨 등의 손을 들어 B씨에게 지분을 인도하라고 판결했다. 그런데 2심 과정에서 A씨가 자신의 지분을 제3자에게 매도하면서 소송에 빠지자 문제가 발생했다. B씨 측은 소송의 부적합을 주장했다.

집합건물법에 규정된 매도청구권은 형성권으로 원고들의 매도청구권 행사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 소송은 합일확정이 필요한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이라는 것이 B씨 측 주장이었다. 여러사람이 하나의 사안에 대해 소송을 낼 때 당사자 전원이 소송에 참여해야만 적법하다는 것으로 이런 경우를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이라고 한다. 즉 이 소송에서 A씨가 빠진 이상 적법한 소송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2심은 B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집합건물법에는 '구분소유권과 대지사용권을 매수하도록 지정된 자는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어서 형성권인 매도청구권이 각 구분소유자에게 공동으로 귀속돼 반드시 공동으로 청구해야 하는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집합건물법에 따른 매도청구권은 청구권자 각자에게 귀속되고 각 청구권자는 이를 단독으로 행사하거나 여러 명 또는 전원이 함께 행사할 수도 있다고 봐야 한다"고 봤다.

이어 "공동으로 매도청구권을 행사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그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 소송도 매도청구권자 전원이 소를 제기해야 하는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이 아니다"라며 상고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