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자, 지식예능도 온다[스경연예연구소]
한낮은 모르겠지만 해가 지면 조금씩 멀리서 가을의 선선한 기운이 손끝으로 느껴지는 시간이다. 만고의 진리로 가을은 독서의 계절, 사색의 계절이다.
이는 무언가 위장의 허기를 덜고, 마음의 허기 특히 머리의 허기를 채울 때라는 뜻이다. 이러한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지식예능 프로그램이 움트고 있다.
인문학이나 과학, 역사 등의 지식을 예능의 재미와 버무리는 시도는 예전부터 있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이 기조를 이어받은 새로운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안방 지식예능의 히트상품인 tvN ‘알쓸~’시리즈와 MBC ‘선을 넘는 녀석들’(이하 선녀들) 시리즈는 가을의 초입을 맞아 나란히 새 시즌을 선보였다.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이하 알쓸별잡)은 2017년 첫 시즌을 방송한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하 알쓸신잡)의 네 번째 스핀오프 시리즈다. 앞서 범죄, 인물을 주제로 두 번의 스핀오프 시리즈를 기획한 tvN은 이번에는 ‘지구별’을 주제로 건축, 역사, 문학, 물리학, 영화의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영화감독 장항준, 물리학박사 김상욱, 건축학 교수 유현준, 천문학박사 김채연 등에 영화평론가 이동진과 배우 김민하가 합류했다. 프로그램은 2회 만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 세계적인 유명인사들을 섭외하는 능력으로 화제가 됐다.
MBC ‘선녀들’ 시리즈도 유서가 깊어졌다. 2018년 각국의 국경을 넘나드는 여정으로 시작한 ‘선녀들’은 두 번째 시즌 한반도를 이어 ‘리턴즈’, 코로나19 시국을 맞아 역사를 탐방한 ‘마스터-X’에 이어 20일 예술을 주제로 한 다섯 번째 시즌 ‘더 컬렉션’을 방송했다.
첫 시즌부터 시즌 3까지 설민석, 시즌 4에 심용환이 역사 전문가로 출연한 시리즈는 다섯 번째 시즌에는 고정 전문가 없이 그때그때 주제에 맞는 전문가를 섭외해 출연시키기로 했다.
‘알쓸~’시리즈와 ‘선녀들’이 익숙한 형식이라면 JTBC ‘뭐털도사’는 새로운 지식예능에 도전한다. 프로그램은 이미 일어난 과거의 사건, 사고를 다뤘다면 ‘뭐털도사’는 최근 화제가 된 사건과 사고, 유행을 다양한 시각으로 푼다.
MC 김구라와 함께 프로파일러 표창원, 권일용, 역사전문가 심용환, 뇌과학자 장동선 그리고 과학 크리에이터 궤도, 주식 크리에이터 슈카가 출연해 소그룹 토크를 벌인다.
이러한 지식예능들은 이미 방송 중인 tvN ‘벌거벗은 세계사’, tvN 스토리 ‘어쩌다 어른’, EBS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등 기존의 강연 프로그램과 함께 ‘지식예능’의 큰 줄기를 단단히 구성할 예정이다. 가을이다. 머리를 채울 시간이 왔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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