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노트] 엔비디아 마법 또 기다리는 반도체주

김남희 기자 2023. 8. 21. 07: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젠슨 황(왼쪽) 엔비디아 창업자가 2023년 5월 10일 미국 실리콘 밸리의 한 일식당에서 만났다.

올해 미국 증시에서 가장 뜨거운 주식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조사 엔비디아(Nvidia)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해 말 146달러대에서 이달 18일 432.99달러로 202%가량 오르며, S&P 500(미국 상장사 중 대형주 상위 500개) 지수 구성 종목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오는 23일(미국 시각) 엔비디아의 2024 회계연도 2분기(5~7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도체주에 다시 투자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엔비디아는 앞서 5월 올해 1분기(2~4월) 실적과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후 주가가 치솟았다. 엔비디아는 5월 24일 1분기 매출을 71억9000만 달러로 발표하며, 2분기엔 110억 달러 매출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챗GPT발 AI 광풍 속에 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한 데 따른 것이다. 대규모 연산을 하는 AI 학습에 필수적인 반도체가 GPU(컴퓨터 그래픽 처리 장치)인데, 엔비디아가 세계 GPU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엔비디아 창업자인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4만 개 이상 기업이 엔비디아 칩을 쓰고 있다고 6월 밝혔다.

당시 예상보다 훨씬 큰 매출 전망치에 금융 투자업계에선 환호가 터져 나왔다. 다음 날인 5월 25일 뉴욕 나스닥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24% 넘게 올랐고, 5월 30일엔 장 중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다. 6월 13일엔 종가 기준 시총 1조 달러를 넘기며 미국 기업 중 7번째로 시총 1조 달러 클럽($1 Trillion Club)에 합류했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 증시에서도 AI 기술이 거대 테마주로 자리잡았다.

월스트리트 투자 은행들은 엔비디아의 GPU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엔비디아의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올렸다. 바클레이즈는 “엔비디아가 AI 붐을 독점하고 있으며, 엔비디아를 추격하는 뚜렷한 경쟁자가 아예 없다”고 했다. 이달 8일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칩 ‘그레이스 호퍼(GH) 200′을 내년 2분기부터 본격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연산 속도가 3배 이상 빠른 수퍼 칩이다.

올 들어 8월 18일까지 미국 나스닥 증시에서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주가는 432.99달러로 202.47% 상승했다. 7월 18일엔 474.94달러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구글

엔비디아가 또 한 번 흡족한 실적 전망치를 내놓을 경우,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관련 기업이 수혜주로 부각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용량과 속도를 일반 D램의 10배 이상 높인 고대역폭 메모리다. 반도체 대역폭은 데이터가 오가는 통로인데, 고대역폭이란 건 그만큼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 양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엔비디아의 그래픽 칩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가 HBM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점유율 50%)와 삼성전자(40%)가 세계 HBM 시장의 90%를 점유했다.

삼성증권은 이번 주 추천 종목으로 코스닥 상장사인 이오테크닉스를 꼽았다. 이오테크닉스는 반도체용 레이저 마킹기 등을 만드는 회사로, 삼성전자의 HBM 사업 수혜주로 분류된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대비 수익률이 높은 업종과 테마 위주로 차익 실현이 집중된 상황에서, 반도체는 이차전지의 시세 주도권이 분산되면서 예외적으로 높은 수준의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AI가 주도하는 산업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반도체주가 주도주 자리를 다지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국내 테마 ETF 중 8월 18일까지 최근 3개월간 수익률 상위 10개 중 5개가 반도체 관련 ETF였다. 그중 신한자산운용의 ‘SOL 반도체소부장Fn’ ETF가 3개월 수익률이 27.61%로 가장 높았다. 이 ETF는 올해 4월 25일 상장 후 현재 시가총액이 2746억 원으로 커졌다. 한미반도체, 리노공업, HPSP, 이오테크닉스, 동진쎄미켐 등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으로 구성됐다.

KB자산운용의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 ETF가 3개월 수익률 22.97%,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반도체’ ETF가 19.01%,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반도체’가 18.97%, ‘TIGER Fn반도체TOP10′ ETF가 17.07%를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챗GPT에서 촉발된 AI 반도체 수요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장비·후공정 기업이 집중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 분쟁 지속에 따라 한국·일본·대만 반도체 기업이 하반기에도 계속 반사 이익을 누릴 것으로 봤다. 삼성자산운용 반도체 ETF로는 ‘KODEX 반도체’ 외에 ‘KODEX 미국반도체MV’, ‘KODEX 아시아반도체공급망exChina 액티브’, ‘KODEX Fn시스템반도체’ 등이 있다.

개미는 삼성전자가 6만6000원 대까지 떨어지자, 삼성전자를 더 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지난주(8월 14~18일) 1조1946억 원어치 순매수한 가운데, 삼성전자를 2556억 원어치 사들였다. 개인 순매수액 1위다. 외국인은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2313억 원어치 순매도하면서, 한미반도체(556억 원), 삼성전자(324억 원) 등 반도체 관련주를 사들였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외국인의 주간 순매도 금액 상위 4위(446억 원 순매도)에 올랐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