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돋보기] 신림동 등산로 강간살인에 고의성 입증되나?

【 앵커멘트 】 서울 신림동에서 발생한 등산로 성폭행 피해자가 결국 숨지면서 안타까움과 함께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습니다. 경찰은 피의자 최 씨의 혐의를 강간살인으로 변경하겠다는 입장인데, 취재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박은채 기자, 경찰이 혐의를 바꾸는 게 가능할까요?

【 기자 】 네 살인의 고의성을 입증해내느냐가 관건입니다.

안타깝게도 피해자가 세상을 떠나면서 당초 구속영장 신청 때 적용된 혐의인 강간상해를 유지할 수 없게 됐고, 강간살인으로 혐의가 바뀌었죠.

영장실질심사 때 최 씨는 취재진의 질의에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답했는데요.

경찰은 객관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볼만 한 증거를 축적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고의성 입증에 주력하겠단 얘깁니다.

오늘(21일) 진행될 피해자의 부검 결과에 따라 살인 의도 등, 고의성 입증에 필요한 증거가 모일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2 】 그런데 흉기를 사용해 폭행했잖아요, 고의성 입증에 영향을 줄 것도 같습니다.

【 기자 】 네 맞습니다.

처음부터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금속 재질의 너클처럼 위험한 도구를 범행에 사용했다면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김규현 / 변호사 - "죽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했다면 적어도 미필적 고의는 인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너클이나 이런 위험한 물건을 가지고 사람을 거의 실신할 정도로 때렸다는 거 아닙니까."

일반 살인죄는 징역 5년 이상인데, 강간살인죄가 인정될 경우 사형이나 무기징역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 질문 3 】 그간 흉기난동 사건처럼 중대한 범죄이면서 공분도 많이 사고 있어서 신상공개 얘기도 나오는데 어떻습니까?

【 기자 】 우선 최 씨가 저지른 범죄는 신상정보 공개 대상 범죄 중 하나라 경찰 역시 개최 여부의 요건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번주 안으로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열고 최 씨의 얼굴과 이름, 나이 등을 공개할지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현행법상 피의자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피의자의 현재 모습을 찍어서 공개할 수 없기 때문에 실효성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신림동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조선은 범행 당시 cctv에 담긴 얼굴이 공개된 바 있습니다.

【 질문 4 】 그렇군요, 피해자가 학교로 출근하던 교사라는 사실도 알려지면서 더 안타까운 상황인데요?

【 기자 】 네 저희 취재진이 빈소를 찾아 유가족과 피해자 지인들을 만났는데요.

우선 피해자는 방학 기간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필요한 연수를 받으려 하다 변을 당한 걸로 전해집니다.

피해자는 좋은 교사였다고 알려져 동료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동료 교사 - "주변 선생님들도 워낙 다 예뻐하시고 학생들도 졸업하고도 계속 찾는 그런 선생님이에요. 지금도 믿기지가 않고 어떤 힘든 경우에도 미소를 잃지 않는 그런 친구거든요."

유가족은 피해자가 직장에서도 '남이 하지 않는 일을 도맡아 솔선수범'했고, 월급을 차근차근 모아 집을 드디어 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던 사실을 전하며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 질문 5 】 비슷한 사건 끊이지 않는 요즘인데요, 경찰의 순찰 강화 등 대책들이 논의되고 있을까요?

【 기자 】 네 앞서 신영빈 기자 리포트에서 보셨듯합정역이나 대학로 등지에서 여전히 흉기로 난동을 피우는 사건이 계속되고 있죠.

경찰이 순찰을 강화해달란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일선에서 지역 치안을 책임질 수 있는 경사 이하 계급이 정원보다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순경의 경우 9천5백 명 정원에 절반도 못 미치고 있습니다.

때문에 경찰 업무에 시각을 국한하지 말고 종합적인 진단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 앵커멘트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사회부 박은채 기자였습니다. [ icecrea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