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경기 전망 1년 6개월 연속 ‘부정적’…반도체 등은 반등 ‘추세’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기업들이 국내 경기를 1년 6개월 연속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9월 BSI 전망치가 96.9를 기록했다. BSI 전망치는 지난해 4월(99.1)부터 기준선 100을 18개월 연속 하회하고 있다. 18개월 연속 부진은 2021년 2월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대비 긍정적 경기 전망, 100보다 낮으면 전월대비 부정적 경기 전망을 의미한다.

8월 BSI 실적치의 경우 93.9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91.5)부터 19개월 연속 부진한 것으로,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실제로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9월 업종별 BSI를 보면 제조업(98.9)과 비제조업(95.1)이 동시에 부진했다. 제조업은 2022년 4월(94.8)부터 18개월 연속, 비제조업은 2023년 8월(94.8)부터 2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하고 있다.

전경련은 “9월에도 제조업 부진 전망이 이어졌으나, 지수값은 전월(91.8)보다 7.1포인트 상승한 98.9로, 2022년 3월(104.5)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최근 재고율 하락 등 실물지표 호전으로 제조업 기업 심리가 다소 개선되고 있기는 하다”고 평가했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는 기준선(100.0)에 걸쳤다. 전자·통신장비 BSI 지수값은 올해 5월(72.2)을 저점으로 추세적 반등이 나타나고 있다. ▶석유정제·화학(92.9) ▶비금속 소재 및 제품(92.3) ▶금속 및 금속제품(87.0) ▶의약품(80.0) ▶섬유·의복(71.4) 등 5개 업종은 업황 부진이 전망된다. 다만 ▶식음료 및 담배(121.1)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13.3) ▶목재·가구 및 종이(112.5)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106.7) 등 제조업 세부 산업 중에서는 4개 업종이 호조 전망을 보였다.

비제조업에서 ▶건설(87.2) ▶전기·가스·수도(94.1) ▶도·소매(94.1) ▶정보통신(94.1) 등 4개 업종은 업황 부진이 전망된다. 이와 반대로 ▶전문, 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107.7) ▶운수 및 창고(103.8)가 호조 전망을 보였다. 여가·숙박 및 외식(100.0)은 휴가시즌 종료와 음식점 소비 감소 등으로 전월보다 최대 낙폭을 보이며 기준선에 걸쳤다.

9월 조사부문별 BSI는 ▶자금사정 91.1 ▶채산성 91.1 ▶투자 93.3 ▶고용 95.8 ▶수출 96.7 ▶내수 99.2 ▶재고 106.1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 전망을 보였다. 전 부문 부진은 2022년 10월부터 12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내수(99.2), 수출(96.7), 투자(93.3)는 2022년 7월부터 15개월 연속 부진했다. 내수·수출·투자의 15개월 연속 동반 부진은 2021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우리경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경제의 불안정 심화, 고환율․고유가 등 대외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 직면해있다”며 “기업심리 안정을 위해 정부는 규제혁신과 노동개혁을 지속하고,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한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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