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해군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참관···한·미 훈련 시작일에 공개
한·미 ‘을지 자유의 방패’ 겨냥한 도발 가능성
합참 “북한 발표, 과장되고 사실과 많이 달라”
북한이 동해상 함선에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훈련을 참관하며 “전쟁 준비”를 강조했다.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 돌입 시점에 핵·미사일 위협을 과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군 당국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북한 발표에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이 북한군 해군 동해함대 근위 제2수상함전대를 시찰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1일 밝혔다. 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수상함전대 함선들의 전투 동원 준비 실태와 전쟁 준비 실태, 군인들의 군무 생활, 군항 개건 계획을 구체적으로 료해하시였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해상 경비함에서 실시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했다. 신문은 “발사 훈련에서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신속히 목표를 명중 타격”했다며 “함의 공격 능력이 완벽하게 평가되였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해군이 “현대적인 수상 및 수중 공격수단과 방어수단들”을 갖추고 “함 건조와 함상 및 수중 무기체계 개발을 비롯한 해군 무장 장비 현대화 실현”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해군의 모든 수상 및 수중 함선 부대들이 상시적인 동원성을 철저히 유지하는 것과 함께 훈련이자 전쟁 준비라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며 “실전 능력을 부단히 높여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이달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주요 군수공장들을 잇따라 시찰하며 밝힌 “전쟁 준비” 움직임을 재차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해군 함선에서의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공개한 것은 이날 시작된 UFS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해군을 동원해 UFS 기간 동해상에서 전개될 한·미 ‘쌍룡연합상륙훈련’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쌍룡 훈련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육지뿐 아니라 해상에서도 전략순항미사일을 불시에 발사할 수 있는 역량을 과시하는 의도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올해 초에 연속적으로 시험한 전략순항미사일이 실전 배치된 상태임을 의도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 중앙군사위가 결정한 “공세적인 군사적 대응안”에 따라 훈련 기간 도발적 군사행동을 잇달아 실시할 조짐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UFS 기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다양한 도발을 준비하고 있으며, 다음달 9일 정권 수립 75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군사정찰위성을 재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국가정보원이 지난 1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바 있다.
북한은 최근 함선을 활용한 군사적 대응 능력을 내비치고 있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지난 18일 발표한 대변인 성명에서 미군 정찰기 활동에 반발하며 “원산 동쪽 450㎞ 계선에 신형반항공미싸일을 탑재한 함선을 상시 전개”하는 작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해군의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보도 내용에 대해 “한·미는 관련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실시간대로 감시하고 있었다”며 “과장되고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평가절하했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전략순항미사일이 아닌 함대함 미사일이며, 전술핵을 탑재할 수 없고 사거리가 짧아 위협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보도와 달리 미사일이 목표물을 명중하지 못한 것으로 군은 평가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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