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에어컨은 장식품인가? 열 뻗치는 '에어컨 갑질'

"'전기세 많이 나온다'며 2~3주째 에어컨 안 켜"
직장갑질119, 에어컨 사용 제한 관련 제보 공개
"고용노동부 온열질환 예방가이드 준수해야"

기사 내용과 직접 연관 없음

불별더위가 지속되며 온열질환자 발생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사무실 등 일터에서 비용 절감을 이유로 에어컨 가동을 제한하는 이른바 '에어컨 갑질'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전날(20일) 사용자가 에어컨 조작 권한을 독점하거나 전기요금 부담을 언급하는 방식으로 냉방기구 사용을 통제하는 작업장이 많다며 관련 제보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제보 내용에 따르면, 제조업 종사자 A씨는 비가 계속 오고 날씨도 너무 더웠는데 사업주가 공장 내 습도가 80% 이상일 때에만 에어컨을 가동하겠다며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는다고 제보했습니다. 실내 적정 습도가 40~60% 수준임을 감안하면,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이라고 직장갑질119는 지적했습니다.

다른 제보자 B씨는 30도가 넘는 날씨에 사장이 사무실 에어컨을 고쳐주지 않아 약간의 언쟁이 있었는데 얼마 후 해고를 당했다는 사연을 전했습니다. B씨는 "해고통지서엔 일자만 기재돼 있고 사유는 아예 공란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무직 직장인 C씨는 대표가 단체 채팅방에 '전기세가 많이 나온다'는 글을 올린 이후 2~3주 정도 에어컨들 틀지 않았다는 하소연했습니다. 한원강사인 D씨는 더운 날씨 속에서 에어컨이 고장난 상태로 7시간 동안 계속 수업을 하는 바람에 완전히 탈진했다는 내용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직장갑질119는 "사업주는 강제성이 없는 가이드라인을 무시하고 노동자들은 사업주에게 적정 온도를 유지할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며 "노동부는 '에어컨 갑질' 신고센터를 만들고, 작업장 온도가 노동자 생명 안전에 직결되는 중요한 권리라는 점을 적극 안내해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온열질환 예방가이드에서 실내 노동자도 열사병 예방을 위해 휴식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야외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10~15분 이상 규칙적으로 쉬도록 권고합니다. 실내 작업장에는 온도계와 습도계를 비치해 에어컨과 선풍기, 냉풍기 등 냉방장치를 설치하거나 주기적으로 환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