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너 그립다고? '2연속 QS-2G 1볼넷' NC가 찾던 외인 투수, 사령탑의 미소 '계산이 선다'

잠실=안호근 기자 2023. 8. 21.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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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NC 태너 털리가 20일 두산전 역투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화려하지는 않다. 아직 아쉬운 점도 보인다. 그러나 NC 다이노스가 간절히 찾던 그런 유형의 선수라는 건 분명히 확인이 됐다. 태너 털리(29)가 강인권 감독을 미소짓게 만들고 있다.

태너는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6이닝 동안 90구를 던지며 7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3실점(1자책) 호투를 펼쳤다.

타선의 득점 지원까지 받으며 태너는 KBO리그 데뷔 2경기 만에 승리를 챙겼다. 52승 48패 2무로 2위 KT 위즈와 3위 SSG 랜더스를 각각 4경기, 3경기 차로 쫓고 있는 4위 NC에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을 전한 태너다.

NC는 시즌 초반 어느 구단보다도 막강한 선발진을 구축해 상위권 경쟁을 벌였다. 테일러 와이드너(삼성 라이온즈)가 부상으로 빠진 채로 시즌을 열었으나 '스위퍼'라는 신무기를 장착한 에릭 페디와 건강한 구창모, 20대 초반 트리오 신민혁과 송명기, 이용준이 선발 로테이션에 연착륙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문제는 꾸준함이었다. 기대를 모은 구창모는 팔꿈치 피로누적으로 6월 초 이후로 1군에서 자취를 감췄고 이용준과 송명기는 기복을 보이며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신민혁 또한 잘할 때와 부진할 때 차이가 컸다. 5회를 채우지 못하는 일도 많았다. 18경기에 선발로 나섰으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4차례에 불과했다. 최근 다시 선발로 기회를 얻고 있는 최성영도 아직 QS는 기록하지 못했다.

힘차게 공을 던지는 태너. /사진=NC 다이노스
NC는 팀 평균자책점(ERA)에서 3.72로 여전히 LG 트윈스(3.60)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선발의 꾸준함은 다소 부족했다. 선발 투수가 자신들의 최소한의 역할을 잘 했는지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QS만 보더라도 NC는 36회로 공동 7위에 불과했다. 이 중에서도 40%에 가까운 14회를 페디가 홀로 담당했다.

와이드너는 5월 말에야 합류했으나 이후에도 기복을 보였다. 결국 NC는 그를 방출하고 새 외국인 투수 태너를 영입했다. NC가 주목한 점도 꾸준함이었다. 태너는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159경기를 뛰었는데 이 중 선발이 131경기에 달할 정도로 꾸준한 이닝을 소화한 투수다. 올 시즌에도 뉴욕 양키스 산하 트리플A 소속으로 19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섰다.

지난 15일 데뷔전을 치른 태너의 속구 평균 시속은 139.9㎞에 불과했다. 타자를 압도하지 못하는 속구로 인해 홈런 2개를 맞았지만 결국 6이닝 3실점으로 버텨냈다.

강인권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첫 등판 때보단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아직 100%는 아닐 것"이라며 평균 시속이 140㎞를 밑돌았던 속구 구속에 대해서도 "경기를 못 풀어간 건 아닌데 구속이 아쉬웠다. 첫 등판 때보단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를 전했다.

이날 경기에 나선 태너의 시작은 좋지 않았다. 1회부터 선두 타자 박계범에게 안타를 맞았고 1사에서도 호세 로하스에게 좌전안타를 내줬다. 그러나 수많은 선발 경험을 위기관리 능력으로 증명했다. 태너는 양석환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로 이닝을 매조졌다.

태너 털리. /사진=NC 다이노스
2회 김재환을 볼넷, 강승호에게 2루타를 내줬으나 무사 2,3루에서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유격수 송구 실책이 나왔고 이후 내야 땅볼 등으로 실점이 부풀어 3점을 내주며 시작했지만 자책점은 1이었다.

이후에 안정감이 넘쳤다. 6회까지 매 이닝 15타자만 상대했다. 우전 안타와 내야 안타 2개를 내줬지만 이마저도 산발이었다. 90구로 6회를 마치며 효율적인 투구 능력도 뽐내며 2경기 연속 QS를 작성했다.

강 감독의 기대대로 지난 경기에 비해 구속도 끌어올렸다. 최고 시속은 145㎞, 평균은 142㎞의 속구(48구)를 뿌렸다. 구속이 비슷한 슬라이더(24구)와 스플리터(14구)에 이보다 10㎞ 가량 느린 커브(4구)까지 적절히 섞어가며 원하는 곳에 정확히 뿌렸고 두산 타자들은 태너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 후 강인권 감독은 "선발 태너가 6이닝 동안 좋은 투구로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며 "첫 승을 거둔 태너와 데뷔 첫 안타를 기록한 박영빈 선수에게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태너는 "경기 적응이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좋은 결과가 있어서 기쁘다"며 "경기 초반 변화구 피칭에서 투수, 배터리 코치, 안중열(포수)와 속구 위주의 피칭으로 작전을 바꾼 것이 주효했다"고 돌아봤다.

NC 시절 와이드너. /사진=NC 다이노스
이어 "팀의 좋은 수비와 공격이 많은 도움을 줬다"며 "계속 발전해서 승리의 방향을 계속 지키고 싶다. 큰 응원을 보내준 팬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물론 와이드너를 그리워 하는 이들도 있다. NC에서 마지막 2경기, 삼성으로 팀을 옮긴 뒤 2경기까지 최근 4경기에서 평균 6이닝 이상씩을 소화하며 2승 1패 ERA 2.45, QS 3회를 기록했기에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다만 NC가 그의 잠재력을 알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NC엔 보다 꾸준하게 계산이 서도록 던져줄 수 있는 투수가 더 필요했다. 첫 경기보다 더 안정감을 찾았고 구속도 더 끌어올렸다. NC가 처음 태너를 택했을 때 기대했던 구속은 144~148㎞. 최고 구속은 145㎞까지 끌어올렸지만 리그에 적응해갈수록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다.

특히나 젊은 선발진이 들쑥날쑥한 가운데 페디 홀로 외롭게 제 몫을 해나가던 터에 2경기 12이닝 동안 볼넷은 단 하나에 모두 6이닝을 소화했다는 점이 강인권 감독에겐 더 없이 만족스러울 부분이다.

태너 털리. /사진=NC 다이노스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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