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권한 커진 경찰…수사는 하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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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의 수사 속도나 성과에 대한 반응이 신통치 않다.
경찰에게 1차 수사 종결권이 주어지는 등 권한이 늘어난 지 2년 여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사건 처리 지연 등의 우려했던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한 법조계 인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사건처리 지연과 책임 회피 등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그 피해를 국민들이 고스란히 보고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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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조경수 비리 의혹 등 각종 수사 지지부진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의 수사 속도나 성과에 대한 반응이 신통치 않다. 경찰에게 1차 수사 종결권이 주어지는 등 권한이 늘어난 지 2년 여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사건 처리 지연 등의 우려했던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21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충북경찰의 올해 상반기 기준 사건 1건당 평균 처리 기간은 65일로 지난해(66.3일)에 비해 1.3일 줄었다.
지난해에 비해선 처리 기간이 소폭 단축됐으나 검경 수사권 조정 이전과 비교해 보면 크게 지연됐다.
충북경찰의 사건 처리 기간은 2019년 46.3일, 2020년 46.4일이었는데,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2021년 65.3일, 2022년 67.7일 등으로 늘어났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심사관이 종결된 사건의 수사 과정·적정성을 심사하는 신규 절차 등이 추가돼 다소 지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소·고발 등 수사 지연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이 떠안고 있다. 사기나 횡령, 배임 등 경제범죄는 경찰이 1년 넘게 붙잡고 있는 경우가 적잖다.
각 기관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지역 주요 사건 수사의 경우에도 우선순위에 밀려 결과가 감감무소식이다.
일례로 '충북 영동 조경수 비리 의혹' 사건은 감사원이 수사를 의뢰한 지 1년 가까이 됐지만, 아직도 경찰 수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경찰은 혐의를 입증하기 까다롭고, 관련 자료가 방대해 지연되고 있다면서도 검찰에 사건을 보내는 족족 보완 수사 요구를 받고 있다.
지난 5월 임정수 청주시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11명을 감금·폭행 혐의로 고소한 사건은 넉 달째 피고소인 소환 조사가 한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충북교육청 냉난방기 부정 납품 비리 사건 역시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또 다른 지역 현안 수사나 민생과 직결된 각종 범죄 수사도 지연되면서 피해자들은 답답함과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 처리 과정에서 늘어난 절차와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업무는 늘어났는데, 건설 현장 불법행위(건폭)·전세사기·마약범죄 등 국민 관심이 높은 기획수사까지 떠맡다 보니 과부하에 걸린 모양새다.
경찰 한 관계자는 "의견서 작성이나 수사 기록 복사 등 부수적인 업무가 늘어난 데다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 기준도 더 엄격해졌다"며 "수사 부서 기피 현상으로 인력 충원이 마뜩잖게 되는 것도 수사 지연에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건폭 등 급증하고 있는 기획수사를 경찰이 전부 맡고 있다"며 "높은 국민 관심으로 우선순위가 돼 기존 수사는 뒤로 밀려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한 법조계 인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사건처리 지연과 책임 회피 등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그 피해를 국민들이 고스란히 보고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pupuma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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