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짝지근해:7510’ 김희선 “영화에 대한 두려움 씻어…욕하는 역할도, 단발머리도 처음이었죠”[SS인터뷰]

유다연 2023. 8. 2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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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희선. 사진 | 힌지엔터테인먼트


[스포츠서울 | 유다연인턴기자] 조금 진부하긴 해도 ‘미녀와 야수’라는 표현 외에 이 두 사람을 표현할 적당한 비유가 없을 듯 싶다.

1995년 데뷔했을 때부터 2023년까지, 30여 년간 한국을 대표하는 미녀로 군림했던 배우 김희선과 동세대 중 가장 개성이 강한 배우 유해진의 로맨스라니. 영화 ‘달짝지근해:7510’은 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을 ‘단짠단짠’처럼 중독성있게 표현한 작품이다.

15일 개봉한 영화는 누적관객수 36만명으로 박스오피스 3위를 달리며 선전 중이다. 수백억대 대작들이 고전하는 최근 영화계 추이에 비추어 볼 때 그저 영화의 힘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하기 힘들다.

각각 40대 후반,50대 초반의 적지 않은 나이를 자랑하는 두 주연배우는 작품에 대해 “‘중년의 로맨스’가 아니다”라며 사랑에 나이도, 국경도 없다고 동시에 입을 모았다.

배우 김희선. 사진 | 힌지엔터테인먼트

배우 김희선. 사진 | 힌지엔터테인먼트

◇이하 김희선과 일문일답

한국영화는 굉장히 오랜만에 출연했습니다. 감독님의 손편지가 계기가 됐죠?

-처음 제안을 받은 뒤 자신없다고 거절했는데 다음날 편지가 A4용지 2장 빽빽하게 적혀서 도착했습니다. 편지에는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제 모습 자체가 ‘일영’ 자체였다고 적혀 있었죠. 일영 역은 제 전공을 살린 캐릭터입니다. 배우가 모든 장르를 잘하는 건 아니지만 제가 가진 자아나 성격을 잘 살릴 수 있었어요. 오랜만의 스크린 복귀라 두려웠는데 캐릭터에 이질감이 적어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한 감독 자체가 ‘치호’라고 하셨는데 어떤 모습이 그런가요?

- 정말 ‘순둥이’에요. 형을 생각하고 하나 밖에 없는 형을 좋아하는 영화 속 치호의 모습과 똑같습니다. 그 굵직한 배우들이 이한 감독 부탁에 바로 “당연하죠, 제가 할게요”하더라고요. 영화에서 전작 ‘오빠생각’에 출연했던 고아성에게 카메오를 부탁했는데 비행기 내리는 날인데도 바로 수락했으니까요.

상대역인 유해진 씨와 호흡은 어땠나요?

-유해진 씨는 상대를 배려하는 배우죠.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합의를 하고 마치 애드리브처럼 표현해주셨죠. 좋은 애드리브가 생각나도 저 배우가 나 때문에 상처받지 않을까 얘기를 못한 경우도 많다고 하셨어요. 편집되긴 했지만 극 중 치호가 “일영 씨 우리 자요”라는 말을 떨려서 제대로 못하는 신이 있었어요. 그러면 제가 “섹스!”하면서 “네, 해요! 섹스!”하면서 외쳐서 모두가 빵 터진 장면이 있었죠.“

유해진 씨가 ‘중년의 사랑’을 강조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김희선 씨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흔히 ‘중년의 사랑’을 떠올리면 무겁고 진한 느낌이 있는데 저는 이 영화에서 풋풋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해진 씨가 작품에 대해 ‘중년 소나기’라고 표현했는데 그 말이 와닿았어요. 일영과 치호가 순수하게 사랑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작품 속에서 특별히 어려웠거나 새롭게 도전했던 장면이 있다면요?

- ‘캔디’형 여자주인공을 제가 많이 했지만 욕을 하거나 비속어를 할 일은 적었어요. 남성배우를 리드하는 것도 처음이지만 미혼모로 홀로 아이를 키워 온 일영이를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또, 일영은 왠지 ‘단발’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단발 헤어스타일도 도전했습니다.

극 중 딸인 진주(정다은 분)와 험한 말을 주고받죠. 실제 김희선 씨는 어떤 엄마인가요?

-일영은 딸보다 철없는 엄마에요. 제 딸도 저보다 어른스러워요. 가끔 보면 조금 짠합니다. 지금 중학교 2학년인데 혹시 자기가 무례하게 행동하면 엄마 이미지에 흠이 갈까봐 그러는거 같아요. 혹시 누가 ‘어, 너 김희선 딸이구나’하면서 사진찍자고 하면 싫다고 할 수 있는데 그냥 같이 찍어주더라고요.

배우 김희선. 사진 | 힌지엔터테인먼트


배우 김희선. 사진 | 힌지엔터테인먼트


절친한 배우 송혜교 씨가 개인 채널에 기사를 올리면서 화제가 됐는데 어떤 사이고 어떤 평을 해줬나요?

- 저희가 사석에서 술을 자주 마시는데 셋이 모이면 제가 가장 동생같아요. 송혜교 씨는 늘 제 투정을 다 받아줍니다. 시사회 날 술 한 잔 하면서 “왜 이리 떨리냐?”고 했더니 “언니, 정말 좋아. 걱정 안해도 되겠어”라고 저를 달랬습니다. 계속 걱정하는 제게 좋은 평이 담긴 기사를 보내면서 “정말 걱정 안해도 되 언니”라고 저를 달래줬습니다.

영화가 오랜만이라 두려움이 있다고 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제가 영화를 했을 때 스코어가 성적표였습니다. 열심히 촬영하고 고생해서 찍었는데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서 처음에는 미웠다가 겁이 났습니다. 그래서 드라마를 하게 됐는데 드라마 성적이 나쁘지 않아 드라마에 주력했습니다.

앞으로 계속 영화에 출연할 계획이 있나요?

- 이번 작품을 통해 두려움을 무너뜨렸습니다. 또 다시 할 의향이 있습니다. 원래 촬영을 마치고 귀가하기 바쁜데 이번에는 촬영이 매우 즐거워 헤어질 때가 너무 아쉬웠습니다. 드라마 환경은 쫓길 때가 많아서 함께 모임을 가질 시간이나 생각을 나눌 기회가 없었는데 영화는 그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영화의 벽이 낮춰졌다고 말했는데 과거와 다르게 어떤 점이 좋아졌나요?

- 촬영하면서 52시간 제도가 적용돼 생각할 시간이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또, 현장에서 가편집을 하는 게 정말 좋은 시스템 같아요. 연기하면서 느낌이 안 올 때가 있는데 편집을 러프하게 해주면 어떻게 할지 느낌이 옵니다. 제 나름 개선도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여전히 대한민국 대표 미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흔히들 자연미인이라고 하셔서 수술도 못해요. 시술도 못하고 이렇게 나이 먹는 게 팬들의 만족이라면...(웃음) 저는 제 나이보다 조금 어려보이게 나이 들어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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