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감동의 2승 달성! '대환장 실책쇼'에도 7K 환상 클래스, 마침내 ERA 1.89↓... TOR 10-3 대승 (종합)

김우종 기자 2023. 8. 2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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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류현진이 21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힘찬 투구를 펼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그야말로 완벽한 클래스를 뽐내며 시즌 2승 수확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펼쳐진 신시내티 레즈와 2023 메이저리그(MLB)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시즌 2승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ERA)은 종전 2.57에서 1.89까지 낮아졌다. 아울러 14이닝 연속 비자책 투구에 성공하며 여전한 클래스를 증명했다. 이날 류현진의 총투구수는 83개. 그중 56개가 스트라이크일 정도로 제구가 잘 됐다. 류현진은 포심 패스트볼 38개, 체인지업 18개, 커브 16개, 커터 11개를 골고루 섞어 던지며 신시내티 타선을 요리했다. 속구 최고 구속은 89.6마일(약 144.2)㎞, 속구 평균 구속은 87.4마일(140.6㎞)이 각각 찍혔다. 반면 커브 최저 구속은 65.5마일(105.4㎞)이 나왔다. 말 그대로 완벽한 완급 조절과 함께 감동적인 '아트 피칭'을 펼친 류현진이었다.
이날 신시내티는 스튜어트 페어차일드(우익수)-맷 맥레인(유격수)-엘리 데 라 크루즈(3루수)-스펜서 스티어(좌익수)-조이 보토(지명타자)-크리스티안 엔카나시온 스트랜드(1루수)-노엘비 마르테(3루수)-T.J. 프리들(중견수)-루크 메이리(포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스위치 히터인 데 라 크루즈를 포함해 우타자(좌타자 2명 : 보토, 프리들)를 중심으로 꾸린 라인업이었다.

이에 맞서 토론토는 위트 메리필드(2루수)-보 비셋(유격수)-브랜든 벨트(지명타자)-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1루수)-조지 스프링어(우익수)-달튼 바쇼(좌익수)-맷 채프먼(3루수)-대니 잰슨(포수)-케빈 키어마이어(중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무릎 부상을 당했다가 전날 복귀한 비셋을 비롯해 조지 스프링어와 대니 잰슨 역시 부상을 털고 돌아왔다.

류현진이 21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쾌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신시내티 선발 강속구 투수 헌터 그린이 21일(한국시간) 토론토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1회 : '쾌조의 출발' 공 12개로 삼자 범퇴
1회부터 출발이 좋았다. 류현진은 신시내티 선두타자 페어차일드를 상대로 초구 하이패스트볼을 뿌렸으나 볼이 됐다. 1구째 구속은 85.3마일(137.2㎞)이 찍혔다. 결국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한가운데 69.7마일(112.1㎞)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으며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다음 타자는 요주의 인물로 꼽히는 맥클레인. 류현진은 초구 커브를 뿌린 뒤 2구째 바깥쪽 보더라인에 걸치는 스트라이크를 꽂았다. 이후 속구와 커브, 커터를 차례로 던진 류현진은 6구째 한가운데 뚝 떨어지는 78마일(125.5㎞)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2아웃. 이어 데 라 크루즈를 볼카운트 1-0에서 2구째 87.3마일(140.4㎞) 낮은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며 3루 땅볼로 아웃시켰다. 1회 투구 수는 12개였다.
◆ 2회 : '대환장 실책쇼'에 비자책 2실점, 그래도 굳건했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은 5-0의 넉넉한 초반 리드 속에 2회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는 스티어.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2구째 몸쪽 높은 곳을 예술적으로 찔렀다. 85.4마일(137.4㎞) 포심 패스트볼로 송곳 제구가 빛났다. 뒤이어 포수 잰슨이 한 차례 마운드를 방문한 가운데, 3구째 몸쪽 속구를 던지며 3루 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3루수 채프먼이 포구에 실패하면서 내야 안타로 연결됐다. 2회 불운의 시작이었다. 다음 타자는 전통의 강타자 조이 보토. 이 경기 전까지 류현진과 통산 상대 전적에서 17타수 5안타(0.294) 1홈런으로 강했던 보토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류현진이 삼구 삼진으로 웃었다. 0-2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예술적인 65.5마일(105.4㎞) 바깥쪽 커브로 보토의 방망이를 끌어냈다. 류현진은 후속 엔카나시온 스트랜드를 상대로 바깥쪽으로 많이 빠지는 체인지업을 던졌으나, 엔카나시온 스트랜드가 배트를 툭 갖다 대며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 사이 1루 주자는 3루까지 갔다.

이후 토론토의 수비 실책 쇼가 펼쳐졌다. 마르테가 타석에 들어선 가운데, 풀카운트까지 가는 대결을 벌였다. 이어 6구째.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마르테가 배트를 갖다 댔으나 짧은 좌익수 뜬공으로 연결됐다. 3루 주자 스티어가 홈으로 쉽게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 토론토 좌익수 바쇼가 침착하게 홈 쪽을 향해 뿌렸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이 순간, 1루 주자 엔카나시온 스트랜드가 2루를 노리며 뛰었다. 공을 커트한 채프먼이 2루로 뿌렸으나 공이 어이없게 옆으로 빠지고 말았다. 설상가상, 전진해 있던 중견수 키어마이어를 지나 공이 담장 근처까지 굴러갔다. 류현진의 뒷목을 잡게 만드는 실책 쇼. 이 사이 누상에 있던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다만 실책에서 나온 점수라 모두 비자책점으로 기록됐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류현진이 후속 프리델을 1루 땅볼로 유도했으나, 게레로 주니어의 1루 송구마저 열심히 커버를 들어온 류현진에게 정확히 연결되지 못한 채 뒤로 빠졌다. 공식 기록은 게레로의 송구 실책. 한 차례 코칭스태프가 마운드를 방문해 숨을 고를 타이밍을 줬다. 결국 추가 위기는 없었다. 류현진은 메일리를 2구째 우익수 직선타로 유도하며 길었던 2회말을 마무리 지었다. 2회에만 21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이 21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토론토 대니 잰슨(왼쪽)이 21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2루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3회 : 태풍은 지나갔다, 그리고 시작된 류현진의 '아트 커브쇼'
한 차례 휘몰아친 위기를 잘 넘긴 류현진은 3회부터 다시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앞서 리드오프 페어차일드가 펜스 수비 과정에서 뇌진탕 증세를 호소하며 TJ 홉킨스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류현진이 완벽하게 요리했다. 초구 속구에 이어 2구째 체인지업으로 연속 스트라이크를 꽂은 뒤 3구째는 볼. 4구째 85.9마일(138.2㎞) 커터를 바깥쪽에 던지며 그대로 얼어붙게 했다. 1아웃. 다음 타자는 맥레인. 류현진은 볼카운트 2-1에서 볼 2개를 연속으로 던지며 이날 첫 볼넷을 허용했다. 올 시즌 류현진의 5번째 볼넷. 류현진은 볼넷 허용 후 고개를 가볍게 젓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더 이상의 출루 허용은 없었다. 데 라 크루즈를 상대로 속구와 체인지업을 섞어가며 볼카운트 2-2를 잡았다. 그리고 6구째 예술적인 몸쪽 낮은 66.2마일(106.5㎞) 폭포수 커브를 구사하며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계속해서 스티어마저 초구에 커브로 투수 앞 땅볼을 유도하며 3회를 삭제했다. 3회까지 투구 수는 49개였다.
◆ 4회 : 7점 차 리드를 등에 업은 류현진, 사실상 신시내티 타선을 농락하다
류현진은 4회말 팀이 9-2로 앞선 상황에서 다시 나섰다. 넉넉한 득점 지원 속에 투구 템포도 경쾌해지기 시작했다. 선두타자는 보토.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보더라인 안쪽으로 꽂히는 바깥쪽 84.6마일(136.1㎞) 커터로 좌익수 뜬공 처리했다. 이어 엔카나시온 스트랜드를 상대로 초구 보더라인을 찌른 뒤 2구째 높은 커터를 하나 보여줬다. 볼카운트 1-1. 이어 3구째 69.9마일(112.4㎞) 커브로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으며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번에도 류현진의 완급 조절에 신시내티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다음 타자는 마르테. 류현진의 관록이 빛났다. 초구 몸쪽 보더라인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은 뒤 2구째 재차 몸쪽 커터로 파울을 유도했다. 그리고 3구째. 이번에도 몸쪽으로 과감하게 89.6마일(144.2㎞) 속구를 꽂아버리며 삼구 삼진으로 솎아냈다. 볼 배합을 통해 상대 타자를 농락했다고 과언이 아닌 장면이었다. 투구 수는 60개를 채웠다.
4회 마르테를 상대하면서 초구 보더라인에 걸치는 커브를 뿌린 뒤 2구째 몸쪽 커터를 던진 류현진. 그리고 3구째 회심의 속구를 몸쪽 낮은 코스로 꽂아버리며 마르테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사진=MLB.com 게임데이
브랜든 벨트(가운데)가 21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2회 투런포를 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 5회 : 무사 1,2루 위기 완벽 삭제, '또 농락'... 류현진의 임무는 여기까지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타자 프리들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메이리의 유격수 방면 강습 타구를 비셋이 포구하지 못하고 더듬으며 무사 1, 2루가 됐다. 이날 류현진의 4번째 피안타. 순식간에 실점 위기에 몰린 류현진. 하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다음 타자 홉킨스를 풀카운트 끝에 7구째 몸쪽 포심 패스트볼을 꽂으며 루킹 삼진으로 솎아냈다. 다음 타자는 맥레인. 볼카운트 2-2에서 6구째 70.7마일(113.7㎞) 커브를 던지며 포수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유도했다. 류현진의 80번째 공이었다. 2아웃. 그리고 마지막 타자는 데 라 크루즈. 다시 한번 류현진의 클래스가 빛났다. 초구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를 넣은 뒤 2구째 88.2마일(141.9㎞)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무슨 볼을 던질지 종잡을 수 없는 류현진. 그리고 3구째. 류현진의 손에서 떠난 공은 66.8마일(107.5㎞) 커브였다. 아름다운 궤적을 드리며 잰슨의 미트에 빨려 들어갔다. 얼어붙은 데 라 크루즈. 이닝 종료. 류현진이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완수한 순간이었다.
류현진은 지난 14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한 뒤 연속으로 2번째 승리까지 거머쥐었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약 1년간 재활 기간을 거친 뒤 지난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복귀했다. 당시 5이닝 동안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4자책)을 마크하며 아쉽게 패전을 떠안았다. 이어 8일 클리블랜드전에서는 4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은 채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4회 투구를 마치는 과정에서 상대 타자의 강습 타구에 무릎을 맞았고, 승리를 챙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후 천만다행으로 큰 부상 없이 컵스전에서 다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5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호투하며 마침내 감격스러운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지난해 5월 27일 LA에인절스전 이후 444일 만에 맛본 승리였다. 그리고 이날 4번째 등판에서도 환상적인 클래스를 뽐내며 시즌 2승을 챙겼다. 류현진은 올 시즌 4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1.89의 성적과 함께 19이닝 동안 15피안타(1피홈런) 5볼넷 15탈삼진 8실점(4자책) 피안타율 0.214,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05를 각각 기록 중이다. 이날 경기를 마치면서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77승 46패 평균자책점 3.24가 됐다.

류현진이 21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공을 뿌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한편 토론토는 이날 무려 5개의 홈런을 몰아치는 등 장단 12안타를 때려낸 끝에 10-3 완승을 거뒀다. 1회 1사 3루에서 상대 실책을 틈타 1점을 선취한 토론토는 2회 키어마이어와 벨트의 투런포로 5-0을 만들었다. 신시내티가 2회 토론토의 수비 실책 쇼가 펼쳐지는 동안 2점을 만회한 가운데, 토론토는 4회 홈런으로만 4점을 뽑으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선두타자 비셋이 우월 솔로포, 후속 벨트가 좌월 솔로포를 각각 친 뒤 무사 1루에서 스프링어가 좌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점수는 9-2까지 벌어졌다. 스프링어가 더그아웃에서 세리머니를 펼치는 순간, 더그아웃에 앉은 채 환하게 웃는 류현진의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 7회 신시내티가 스테판슨의 좌월 솔로포로 한 점을 만회했지만, 토론토는 9회 잰슨의 좌전 적시타로 10-3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토론토 타선에서는 비셋과 벨트, 스프링어, 잰슨이 나란히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또 류현진에 이어 카브레라가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프란시스가 3이닝 2피안타 1실점(1자책)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160km의 강속구를 뿌려대며 관심을 모았던 신시내티 선발 헌터 그린은 3이닝 동안 10피안타(5피홈런) 3볼넷 4탈삼진 9실점(8자책)으로 와르르 무너지며 시즌 5번째 패배(2승)를 떠안았다. 그린은 엉덩이 부상으로 지난 6월 20일 부상자 명단(IL)에 이름을 올린 뒤 약 2개월 동안 회복에 전념한 채 이날 복귀전에 임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볼은 여전히 빨랐지만 사실상 토론토 타자들이 전혀 밀리지 않은 채 완벽하게 받아쳤다. 신시내티는 산발 7안타에 그쳤다. 이날 승리한 토론토는 69승 56패를 마크하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를 유지했다. 2연승으로 위닝시리즈 성공. 여전히 와일드카드 4위에 자리하며 가을야구 진출을 향한 희망도 이어갔다. 와일드카드 3위 시애틀 매리너스와 승차는 0.5경기. 반면 신시내티는 64승 61패를 기록하며 2연패에 빠졌다. 순위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3위다.

토론토 보 비셋이 21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4회 솔로포를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AFPBBNews=뉴스1

토론토 조지 스프링어(왼쪽)가 21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4회 투런포를 친 뒤 홈을 밟으며 두 손을 번쩍 들어보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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