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패배 조별리그 탈락→월드컵 우승, 스페인 여자축구 8년 만에 세계 정상
8년 전 한국에 밀려 조별리그 탈락 아픔, 이번 대회 우승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무적함대'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조별리그에서 일본에 0-4로 대패하기도 했지만, 토너먼트에서 더 강한 모습을 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스페인은 남녀 축구대표팀이 모두 월드컵 정상을 정복한 두 번째 나라가 됐다. '전차군단' 독일에 이어 훈장을 달았다. 2010년대 최고의 팀으로 군림한 남자대표팀에 비해 여자대표팀은 약하다는 평을 받았으나,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세계 최고로 우뚝 섰다.
이번 대회로 세 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누볐다. 2015년 대회에 처음으로 본선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조별리그 E조에 속했다. 한국, 브라질, 코스타리카와 만났다. 1차전에서 코스타리카와 1-1로 비겼고, 2차전에서 브라질에 0-1로 졌다. 그리고 한국과 3차전에서 1-2로 밀리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 종료 직전 프리킥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을 겪으며 눈물을 훔쳤다.
2019년 대회에도 본선 무대를 밟았다. 조별리그 B조에서 독일,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토너먼트 진출을 다퉜다. 1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3-1로 꺾고 산뜻하게 출발했으나 2차전에서 2차전에서 독일에 0-1로 졌다. 3차전에서 중국과 0-0으로 비기며 조 2위로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16강전에서 최강 미국에 1-2로 지면서 짐을 쌌다.
호르헤 빌다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이전 두 차례 월드컵과 달리 초반부터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조별리그 C조에 포함돼 초반 2연승을 내달렸다. 1차전에서 코스타리카를 3-0으로 꺾었고, 2차전에서 잠비아를 5-0으로 대파했다. 그러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일본에 0-4로 지면서 조 2위로 16강에 합류했다.
일본전 대패를 딛고 토너먼트에서 승승장구했다. 16강전에서 스위스를 5-1로 대파하며 사상 최고 성적을 예약했고, 8강전에서 또 다른 우승후보 네덜란드를 2-1로 제압했다. 준결승전에서는 미국과 일본을 연파하고 우승을 노린 스웨덴을 2-1로 물리쳤다. 그리고 20일(이하 한국 시각) 결승전에서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1-0으로 제치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결과적으로 2015년 첫 출전에서 한국에 덜미를 잡히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아픔이 성장의 좋은 자극제가 됐다. 첫 출전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쓴잔을 들었으나 다음 대회에서 16강행에 성공했고, 3번째 도전에서 우승 영광을 안았다. 남자대표팀에 이어 여자대표팀도 '무적함대'의 위용을 과시하며 세계 최고의 자리를 점령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1991년 시작된 여자월드컵에서 다섯 번째 우승국이 됐다. 4회 우승을 기록한 미국에 이어 독일이 2번 정상에 섰다. 이어 노르웨이와 일본, 그리고 스페인이 한 차례 우승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가슴에 별을 달게 됐다.
[우승 후 기뻐하는 스페인 여자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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