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에서 우승 자축 가우프, 8월에만 2우승 [WTA 웨스턴&서던오픈]

코코 가우프 (사진=GettyimagesKorea)

19세 코코 가우프(미국, 세계 7위)가 US오픈을 앞두고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가우프가 WTA 웨스턴&서던오픈마저 제압하며 시즌 세 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그런데 두 번의 우승이 이번 8월, 미국에서 나왔다. 올해 8월 가우프의 전체 경기 성적은 11승 1패(91.7%)다.

가우프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웨스턴&서던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카롤리나 무호바(체코, 세계 17위)를 6-3 6-4로 제압했다. 경기 전체 여덟 번의 브레이크가 나오는 치열한 난타전 끝에 가우프가 무호바를 꺾었다.

가우프는 1세트부터 다른 경기와는 달리 불안해 보였다. 그간 이기는 경기에서 70%가 넘는 퍼스트 서브 성공율이었으나, 1세트에서는 53%의 적중율을 기록했다. 서브 에이스는 단 한 개도 없었고, 더블폴트를 다섯 개나 범했다. 강력한 서브로 본인의 공격권을 십분 활용하던 가우프였는데 결승만큼은 그러지 못했다. 

대신 가우프는 정공법을 택했다. 무호바는 드롭샷, 슬라이스샷 등으로 네트 플레이를 자주 유도하는 선수다. 이날도 그랬다. 본인이 먼저 네트를 점령해 다양한 득점 루트를 선보이려 했다. 하지만 가우프는 과감한 패싱샷과 앵글샷으로 무호바의 작전에 응하지 않았다. 보다 정교한 그라운드 스트로크로 무호바의 전위 방어막을 무색케 했다.

1세트 전체 포인트는 33 대 25로 가우프의 우세였다. 서브 상황에서도, 리턴 상황에서도 모두 가우프가 무호바를 앞섰다. 본인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던 서브는 평소답지 않았지만, 랠리만으로 무호바를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2세트는 무호바가 더욱 헤맸다. 무호바 역시 서브권의 기회를 활용하지 못했다. 2세트에만 3번의 더블폴트를 기록했고, 서브 지표는 단 하나도 가우프를 앞서지 못했다.

어차피 무호바는 서브에 강점이 큰 선수는 아니었다. 무호바는 다양한 공격 전술로 상대의 실수를 유발해야 하는데, 가우프가 응하지 않고 철저히 본인의 스타일로 밀고 나갔다. 되려 실수가 나오는 쪽은 무호바였다. 

무호바는 2세트 중반 두 번의 서브 게임을 연달아 내줬다. 사실상 거기서 경기는 끝이 났다. 무호바의 마지막 포핸드 리턴이 사이드 라인을 벗어나는 순간, 가우프는 라켓을 위로 던지며 기쁨을 만끽했다. 웨스턴&서던오픈 역사상 최연소 단식 우승자의 탄생이었다.

가우프는 생애 첫 WTA 1000 등급 투어 정상에 올랐다. 투어 통산 5승에 성공한 가우프인데, 그간 500 대회 1번, 250 대회 3번의 우승이었다.

8월 초,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던 시티오픈(WTA 500)에서 정상에 오르며 US오픈 시리즈 쾌조의 출발을 알렸던 가우프는 이번 대회마저 접수했다. 8월 3대회에 출전해 우승 2회, 8강 1회다.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을 앞두고 예열을 마쳤다. 세계랭킹은 6위로 소폭 상승한다.

무호바는 시즌 두 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프랑스오픈 준우승 이후 잠시 주춤했던 무호바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컨디션을 회복했음을 보여줬다. 라이브랭킹은 10위로, 생애 첫 톱 10 진입이 확실해졌다.

가우프와 무호바는 일주일의 휴식을 취한 후, 다음 주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인 US오픈에 나선다. 두 선수의 상승세가 US오픈에서도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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