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사퇴문 낭독’ 안익수, 경기 전부터 조용히 이별 준비…FC서울 “팀 안정 당면과제, 신중히 결정” [SS포커스]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이제 변화가 필요하다.”
안익수 FC서울 감독은 19일 대구FC와 K리그1 27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유성한 단장에게 이런 말을 했다. 유 단장은 ‘사퇴 의지’가 담긴 안 감독 말에 “그게 무슨 소리냐”며 향후 경기에 집중해 줄 것으로 바랐다고 한다.
그러나 혹시나 했던 일이 발생했다. 안 감독은 대구전(2-2 무) 직후 기자회견에서 태블릿을 들더니 미리 준비한 사퇴문을 읽어내렸다. “사퇴의 변”이라고 언급한 그는 “서울이 발전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 서울이 앞으로도 한국 축구를 선도하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메시지 전파하는 것을 멀리서 수호신(서울 서포터)이 돼 응원하겠다”며 “FC서울 발전을 위해 노력한 선수에게 미안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서울 구단 측은 즉각 합의된 내용이 아니라면서 안 감독의 ‘돌발 발언’으로 언급했다. 유 단장도 안 감독 사퇴문이 실린 기사를 보고 크게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구단은 보고 체계를 거쳐 안 감독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안 감독은 최근 다수 지인과 만난 자리에서 거취에 관한 고민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하는 등 이별을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9월 초 강등 위기에 놓인 서울의 소방수로 부임한 안 감독은 그해 팀을 1부 잔류로 이끌었다. 과거 부산 아이파크 사령탑 시절 ‘질식 수비’ 전술로 명성을 떨친 안 감독은 “서울은 국내 축구를 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포지션 파괴를 화두로 한 후방 빌드업 등 도전적인 전술을 내세웠다.
지난 시즌 전체 패스 수에서 2만923개로 12개 팀 중 1위를 차지하는 등 팬이 보기에 ‘재미있는 축구’를 지향했다. 수치로 증명한 부분이 있으나 문제는 성적이었다. 매력적인 과정에도 실점률 70% 이상이 후반에 몰리는 등 승부처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세 시즌 연속 파이널B에 머물렀다.
올 시즌엔 상반기 한때 2위까지 올라서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6개월 임대로 뛴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가 팀을 떠난 뒤 하반기 최전방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여기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 들어 후반 종반 실점률이 늘어나는 등 또다시 ‘뒷심 부족’을 노출하면서 최근 5경기 연속 무승(3무2패)에 그쳤다. 대구전에서도 2-1로 앞서다가 후반 36분 에드가에게 헤더 동점골을 허용했다.
서울 구단 내에서는 장기간 같은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이를 극복할 실리적 전술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감독이 지향하는 프로세스를 존중하되, 최근 몇 년간의 침체를 겪은 만큼 파이널A 이상 등 재도약의 발판을 놓을 결과도 필요했다.
반면 안 감독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서울이 과거 영광을 되찾기 위한 내부 환경, 시스템 재정비 등 장기적으로 갖춰야 할 것에 목소리를 냈다. 자신이 실패하더라도 현재 전술과 팀 운영을 발전시키고 가꿔나갈 지도자가 들어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주요 선수 기용 및 영입과 관련해서도 엇박자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전 직후 서울 서포터석에서는 “안익수 나가!”라는 구호가 쩌렁대게 울렸다. 평소 서포터 존중 메시지를 반복한 안 감독은 이례적으로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가슴에 품고 있던 사표를 꺼내 들었다.
서울은 리그 4위(승점 39)에 매겨졌으나 파이널B에 해당하는 7위권 팀과 승점 차가 3~5점 차이다. 공은 구단에 넘어갔다. 서울은 2011년 이후 5번의 감독 교체와 6번의 감독 대행이 자리에 앉는 등 혼선을 겪었다. 안 감독의 사퇴를 받아들이면 또다시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사령탑이 된다. 성민 서울 홍보팀장은 “구단은 리그가 진행중인 상황이기에 팀 안정화가 당면 과제다. 신중하게 구단 입장을 정리해서 팬에게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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