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 가입자 4000만 시대…금융 편의성·외연 성장 '성공적'[인뱅 6년]①

김정현 기자 2023. 8. 2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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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의 상징'이었던 금융권에 디지털 전환 계기 마련
비대면으로 비용 절감해 '금리 경쟁력'으로 빠르게 성장
ⓒ News1 DB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케이뱅크(4월)와 카카오뱅크(7월)가 지난 2017년 출범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은행)이 은행권에 출사표를 던진 지 6년이 지났다. 출범에 앞서 2015년 12월 금융위원회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심사에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를 예비 사업자로 선정하면서 23년 만에 철옹성 같은 은행권의 빗장을 열어젖혔다. ​ 인터넷은행은 그간 시중은행에서 볼 수 없던 서비스로 '혁신의 메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인터넷은행 인가의 목적이었던 중금리대출 활성화보다 수익창출을 위한 주담대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이제는 일상이 된 인터넷은행은 지난 6년간 은행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또 어떤 성과를 달성했을까. ​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인터넷은행 3사 /뉴스1

◇'혁신의 메기' 인뱅, 금융권에 사용자 중심 UI·UX 확산 '물꼬' 인터넷은행이 은행권에 가져온 변화 중 가장 체감되는 변화는 모바일뱅킹 등 '금융 편의성 제고'가 꼽힌다. ​ 인터넷은행 등장 이전에는 은행들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은 '불편함'의 대명사였다. 보안이 중요한 금융 분야에서 모바일뱅킹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PC에 저장해둔 공인인증서를 전송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러나 IT업계에 뿌리를 둔 인터넷은행들은 자체 인증을 통한 공인인증서 없는 모바일 뱅킹, '원앱'(One-app) 전략 등 사용자 편의성을 중심에 둔 사용자인터페이스(UI)·사용자경험(UX)를 바탕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는 이전까지 사용자들에게 한 은행에서 많게는 10개 이상의 앱을 사용할 것을 요구하던 기존 시중은행들의 디지털·모바일 전략 변화 및 역량 강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은행의 모바일뱅킹 앱의 소비자 평점이 인터넷전문은행이 진입한 초기인 2018년 11월보다 2022년 2월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위원회 자문기구인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는 이에 대해 지난해 '은행업 경쟁도 평가 결과 보고서'를 통해 "은행의 모바일뱅킹 앱의 소비자 만족도가 다소 개선된 것은 디지털금융의 확대 등 디지털 전환에 각 은행이 많은 투자를 한 데에도 기인할 것이나 인터넷전문은행의 진입이 촉발한 측면도 존재한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뉴스1

◇단기 적금·비대면·지금 이자 받기 등 혁신 상품으로 인기몰이도

인터넷은행들은 이같은 UI·UX를 바탕으로 새롭고 다양한 금융상품도 내놓았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비금융사들과의 협업으로 은행과 커머스를 결합한 '26주 적금'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적금은 최소 1년'이라는 기존 인식을 깨고 높은 금리와 함께 커머스 제휴사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하며 지난달 누적 2000만좌를 돌파하기도 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 '국내 최초 100%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 상품'을 내놔 출시 1년만에 누적 취급액 1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자체 개발한 전자상환위임장으로 비대면 담보대출의 편의성을 높인 상품이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수시입출금 통장에 매일 남은 잔액 기준으로 이자가 쌓이는 '지금 이자 받기' 서비스를 출시해 파킹통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약 1년만에 330만명이 3200억원의 이자를 받았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유사 서비스를 내놨으며, 시중은행인 SH수협은행까지 모바일뱅킹 앱 전용 'Sh매일받는통장'을 출시하는 등 영향을 끼쳤다.

인터넷은행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기존 은행권과 다른 방식으로 외형 확장을 꾀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자동차대출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으며, 토스뱅크는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개발 중이다.

하지만 이같은 상품들이 인터넷은행의 외연 확장에는 긍정적이었더라도, 기존 은행권의 질서를 뒤흔들 만한 혁신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상품 자체가 아닌 비대면 효과에 따른 '금리 경쟁력'에 불과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출시하는 상품 대부분의 경쟁력은 무점포 영업으로 고정비용이 없다는 점에 기댄 측면이 많다고 본다"며 "시중은행에서 인터넷은행이 선보인 상품을 출시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이유"라고 선을 그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카뱅 '반기 최대 실적'·케뱅 '9분기 연속 흑자'·토뱅 '첫 월 흑자'

인터넷은행 3사는 여·수신 금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실적 및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3사 가입자를 모두 합치면 3774만명을 넘어섰다.

현재 인터넷은행 3사 중 가장 규모가 큰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대비 48.3% 증가한 18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여신 잔액도 직전 분기 대비 16% 늘어난 33조9000억원을 기록했으며, 가입자수도 2174만명에 달했다. 당기순이익과 여신 모두 반기 최대다.

케이뱅크는 올해 상반기 2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457억원) 대비로는 45% 감소했으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47억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104억원)보다는 41.3% 늘었다.

케이뱅크는 2021년 2분기 후 9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여신 잔액도 직전 분기 대비 6.1% 증가한 12조6700억원이었으며, 지난 9일 기준으로 가입자 수도 900만명을 돌파했다.

토스뱅크는 아직 2분기 실적을 공시하지 않았지만 7월말 기준 10억원 규모의 첫 월 단위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10월 출범 후 첫 월단위 흑자다. 7월말 기준 가입자 수도 700만명을 넘어섰다. 토스뱅크는 3분기 흑자 전환을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3분기에 흑자 전환이 이뤄질 경우 출범 시기를 고려하면 다른 인터넷은행에 비해 조기 흑자 전환을 달성하게 된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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