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대동맥에도 염증이 생겨요?[내 건강의 만사혈통]
글·김명수 이대대동맥혈관병원 대동맥염클리닉 교수(심장혈관흉부외과)
얼마전 방영한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여의사의 어머니가 목, 상지의 통증, 저림, 두통 등으로 원인을 찾지 못하던 중 결국 비감염성 대동맥염의 한 종류인 ‘거대세포동맥염’으로 진단을 받고 면역억제제인 스테로이드 치료를 통해 병이 나아지는 장면이 나왔다. 많은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필자 주변의 의료인들 조차 ‘대동맥염’이라는 진단명을 처음 들어 봤다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 대동맥에 염증이 생긴다고?
우리는 지난 팬데믹을 겪어오면서 염증이란 단어를 수도 없이 들어왔다. 폐에 생기면 폐렴, 골수에 생기면 골수염, 장에 생기면 장염 등등 우리 신체 기관에는 어디든 염증이 생기는 것을 이제는 많은 분들이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동맥염은 여전히 낯설고 생소한 질환임에는 틀림이 없다.
대동맥염은 대동맥 벽에 발생한 모든 염증을 포괄하는 병리학적 용어이다. 염증이 생긴 혈관벽은 염증성 백혈구의 존재를 특징으로 하며 종종 혈관벽 손상으로 조직 허혈 및 혈관 완전성 상실, 심한 경우 파열 또는 박리로 이어질 수 있다. 주요 병원성 기전과 관련하여, 대동맥염은 병원체에 대한 직접적인 염증 반응(감염성)에 의해 유발되는 것(세균성, 바이러스성, 진균성)과 혈관벽의 면역학적 매개 염증(비감염성)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나눈다.
대동맥염은 또한 단독으로 발생하거나(즉, 관련된 류마티스 또는 감염성 질환이 없음) 특발성 후복막 섬유증 또는 염증이 있는 복부 대동맥류를 동반할 수 있다. 증상은 굉장히 다양하며 때때로 무증상이기도 하다. 비감염성 대동맥염의 증상은 전신염증에 의한 발열, 피로감, 권태감과 같은 전신 증상과 국소 침범 및 대동맥 분지 개구부 협착 또는 말초 색전증으로 인한 허혈의 징후 등이 있다.
대동맥 침범의 위치에 따라 일과성 허혈 발작이 발생될 수 있다. 근위 대동맥이 침범된 경우 급성 울혈성 심부전 증상을 동반한 대동맥 판막 역류가 나타날 수 있다. 한편, 감염성 대동맥염의 임상 양상은 비특이적이다. 일반적으로 요통 또는 복통, 열 및 양성 혈액 배양을 나타내고, 퇴행성 손상이 진행된 대동맥 벽이 있는 노인 또는 면역 저하 환자에서 이 질환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대동맥염의 치료는 대동맥염이 감염에 의한 것인지 자가면역질환에 의한 것인지에 따라 달라지며, 질병의 진행을 막고 합병증을 예방 및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동맥염 치료의 필수적인 부분은 관련 심폐 동반 질환의 관리와 심혈관 위험 요인의 교정이다. 감염성 대동맥염은 다학제간 평가 및 치료가 필요하며 의심되는 즉시 광범위 항생제(적어도 6~12주)를 사용해야 한다. 한편, 비감염성 대동맥염에서 사용하는 장기적인 스테로이드 치료에 따르는 만성 염증은 죽상경화증을 촉진하고 심혈관 이환율과 관련된 일부 전통적인 위험 요소를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혈관 합병증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대동맥염은 류마티스 질환, 감염학 및 조직병리학, 영상의학, 핵의학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개흉·개복 대동맥 수술 및 혈관내 시술에 대한 전문 지식을 포함하여 다학제간 접근이 필요한 매우 다양한 임상 증상 및 병인을 가진 심각한 혈관 질환이다. 심혈관 질환, 복합상병, 면역억제제 사용, 최신 혈관 및 혈관내 수술 기술의 사용 확대와 관련된 고령화 인구의 전반적인 증가로 인해 대동맥염의 신속 정확한 진단을 위한 의심을 놓아서는 안 된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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