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버스' 시인 송경동, 불법 집회 항소심도 벌금형

2015년 미신고 옥외집회 혐의로 기소
1·2심 벌금 150만원…소음 혐의는 무죄
함께 재판 넘겨진 시민운동가도 유죄 선고

[서울=뉴시스] 2015년 기자회견 방식을 빌려 미신고 집회를 진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시인 송경동(56)씨가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지난 2021년 2월19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고(故)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영결식에서 조시를 낭독하는 송씨. (공동취재사진) 2021.02.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지난 2015년 기자회견 형식을 빌려 미신고 집회를 진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시인 송경동(56)씨가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이성복)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송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송씨와 함께 기소돼 일반교통방해 및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시민운동가 등에게는 각각 징역 1년~1년6월에 집행유예 2년~3년 및 벌금 300만원이 선고됐다.

송씨는 지난 2015년 2월7일 오후 3시30분부터 4시50분께까지 50여명과 함께 서울 종로구에서 사전에 관할경찰서장에게 신고하지 않고 옥외 집회를 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송씨는 집회 계획을 참가자들에게 알리고, 사회자 등과 집회 일정을 상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송씨 등은 집회 중 주간 소음기준 75dB을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켜 주변에 피해를 준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송씨 등이 관할경찰서장에게 신고하지 않고 집회를 진행했다는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소음유지명령 위반 혐의는 "바람으로 인한 잡음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무죄 판단했다.

검찰은 항소심 과정에서 "경찰이 소음 측정 당시 방풍망을 모두 부착해 소음을 측정했다"며 "소음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이 발생한 게 맞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송씨 등은 1심 형이 너무 무겁다는 취지 등으로 맞섰다.

하지만 항소심은 "당시 집회 장소의 풍속을 확인할 객관적 자료가 없으므로 바람에 의한 잡음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1심과 같이 판단했다.

이어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재판받았을 경우와의 형평 등 양형 조건을 종합했을 때, 피고인과 검사가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은 원심의 양형에 고려된 것으로 보이고, 당심에서 원심 형량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을 찾을 수 없다"며 검찰과 송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한편 송씨는 별건으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희망버스' 행사를 기획하고 불법 집회를 개최한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후 지난 2021년 12월 신년 특별 복권됐다.

당시 송씨는 해고 노동자 김진숙씨를 지지하기 위해 전국에서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모이는 희망버스를 기획하고 집회를 개최한 혐의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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