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가 깨운 잠재력' 이주형, 그에게서 '정후향기'가 난다

이석무 2023. 8.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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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건디 컬러(와인색) 유니폼을 입은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다.

이주형은 지난달 29일 1대2 트레이드를 통해 투수 김동규(19)와 함께 LG트윈스에서 키움히어로즈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주형은 그전까지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주형은 "지금 정후 형과 나를 비교하는 것은 말이 안되지만 그래도 비슷한 부분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후 형을 언제 만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만나면 마음가짐이나 루틴, 연습 방법 등을 꼭 물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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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히어로즈 이주형. 사진=키움히어로즈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버건디 컬러(와인색) 유니폼을 입은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미 ‘슈퍼스타’ 이정후(25)의 향기가 난다. 트레이드 전까지 2군 선수였지만 지금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키움히어로즈의 ‘젊은 강타자’ 이주형(22) 얘기다.

이주형의 최근 행보는 놀랍기만 하다. 이주형은 지난달 29일 1대2 트레이드를 통해 투수 김동규(19)와 함께 LG트윈스에서 키움히어로즈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트레이드 당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키움에서 LG로 팀을 옮긴 선발투수 최원태(26)에게 쏠렸다.

당연했다. 이주형은 그전까지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주로 2군에 머물렀고 1군에선 가끔 대타나 대수비로 나선 것이 전부였다. 프로 입단 당시부터 특급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LG의 두터운 선수층을 뚫기가 쉽지 않았다.

큰 변화는 잠자던 재능을 꽃피웠다. LG 줄무늬 유니폼에서 키움 버건디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이주형은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이주형은 올 시즌 LG에서 18경기에 나와 16차례 타석에 들어선 것이 전부였다. 키움에 온 뒤에는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20일까지 19경기 82타석에 들어서 타율 .333 3홈런 13타점을 기록 중이다. 트레이드 시점부터 계산하면 팀내 타율·타점 1위고 홈런은 2위다. 리그를 통틀어서도 손꼽히는 활약이다. 전 소속팀에서 2군을 오르락내리락했던 선수가 새 팀에서 일약 중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주형의 진가는 지난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자이언츠와 경기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이주형은 2-4로 뒤진 8회말 무사 1, 2루에서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뜨려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이적 후 첫 결승타였다. 가장 중요한 순간 그동안 갈고닦았던 실력과 배짱이 폭발했다.

최근 이주형의 모습에서 이정후를 떠올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런데 정작 이주형은 이정후를 아직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이정후는 지난달 발목 수술을 받고 선수단과 떨어져 재활 중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정후의 부상이 이주형을 키움으로 오게 만든 계기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정후는 이주형을 주목하고 있다. 직접 만나진 못하지만 문자메시지를 통해 여러 얘기를 주고받고 있다. 어느 날 이주형이 경기가 안 풀려 힘들어하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포착됐다. 이정후는 경기 후 메시지를 보냈다.

‘야구가 잘 안돼도 절대 고개 숙이지 마라. 잘할 수 있는 것만 생각해라’ 몇 줄 안 되는 글이었지만 이주형에게 큰 힘이 됐다. 더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나설 밑거름이 됐다.

이주형이 직접 꼽은 활약의 비결은 ‘이미지 트레이닝’이었다. 그는 “2군에 머물러 있을 때도 마음속으로는 항상 1군에서 싸우고 경쟁한다는 마음을 내려놓지 않았다”며 “벤치에 있으면서 ‘내가 저기서 뛰면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을 항상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주형은 고교 시절까지 촉망받는 내야수였다. 프로에 온 뒤 외야수로 전향했다. 내야수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외야수비 재미에 푹 빠졌다.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자리를 옮긴 점도 이정후와 닮았다.

이주형은 “지금 정후 형과 나를 비교하는 것은 말이 안되지만 그래도 비슷한 부분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후 형을 언제 만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만나면 마음가짐이나 루틴, 연습 방법 등을 꼭 물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주형의 또 다른 롤모델은 팀 선배 김혜성(24)이다. 나이는 2살 차이지만 김혜성은 키움 선수단을 이끄는 리더다. 김혜성의 모습에서 이주형은 많은 것을 배우고 동기부여를 얻는다.

“(김)혜성이 형 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형처럼 저도 모든 경기에 출전해 꾸준히 팀 승리에 기여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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