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내 M&A 하겠다'던 삼성전자, 올해 빅딜 터질까

김동호 2023. 8.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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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내 의미 있는 규모의 인수합병(M&A)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한 삼성전자의 약속이 반년도 채 남지 않아,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M&A와 관련해 "조금씩 성사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진척 상황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1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의미있는 M&A를 향후 3년 내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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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1

[파이낸셜뉴스] "3년 내 의미 있는 규모의 인수합병(M&A)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한 삼성전자의 약속이 반년도 채 남지 않아,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M&A와 관련해 "조금씩 성사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진척 상황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ASML 주식 매각을 통해 설비 투자와 인수합병 실탄 확보에 나섰지만, 재계에선 공급망 재편에 따른 미중 갈등 등으로 '빅딜'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타워반도체와 상호 협의해 양수도 계약을 종료했다. 지난해 2월 54억달러(한화 약 7조2000억원)를 투입해 타워반도체 인수를 공표했지만, 중국 시장 규제 관리국(SAMR)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해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공급망 재편으로 인한 미중 갈등과 더불어 자국 우선주의가 확산되며 거대 기업들의 M&A 확대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가 영향권에 들어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1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의미있는 M&A를 향후 3년 내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한대로라면 내년 1월까지 M&A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기한이 반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진척 상황은 아직도 베일에 가려져있다.

이와 관련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1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2023에서 "M&A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잘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3월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도 "조금씩 성사되고 있다. (연내 인수가 목표지만) 상대방의 입장도 있기 때문에 잘 맞춰나가겠다"고 신중함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2023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해외법인이 본사로 보낸 수익금은 21조8457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동기 1378억원에 비해 158배나 늘어난 금액이다.

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 지분 0.9%를 매각하며 3조원에 가까운 현금을 확보했고, 중국 전기차 BYD 지분 0.1%와 국내 종합 장비회사 에스에프에이 지분 4.4%를 매각해 2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마련했다. 반도체 투자설비와 함께 대형 인수합병을 위한 실탄은 충분히 마련된 셈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실탄이 충분하지만 M&A에 대한 글로벌 주요 국가들의 이해관계들이 얽히고 설켜 물밑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대형 M&A가 앞으로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뉴스1

실제 지난해 엔비디아의 ARM 인수합병 역시 본사인 미국과 영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글로벌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2021년 일본 코쿠사이일렉트릭을 인수하려 했지만, 중국에서 승인을 받지 못해 포기했다. 2018년에는 퀄컴이 네덜란드 NXP의 인수를 시도했지만, 역시 중국이 불허하며 무산됐다.

2021년 중국의 반독점 심사를 통과한 SK하이닉스와 인텔 낸드 사업부 M&A는 '다른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도우라'는 전제조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17년 글로벌 전장기업 하만 인수를 마지막으로 6년째 대형 인수합병 소식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을 넘어 최근엔 유럽까지도 반도체를 전략 산업으로 분류하며 반독점규제 여부를 평가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라며 "삼성전자가 빅딜 의지가 있더라도 최종 성사까지는 많은 걸림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합병 #반도체 #빅딜 #공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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