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가자!”…잠든 SSG 깨운 좌완 외국인 투수의 한 마디 [MK인터뷰]
“팀이 연패에 빠져 있다 보니 너무 다운돼 있고 조용했다. 다들 공격적이고 신나게 게임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가자! 가자!’고 말했다.”
SSG랜더스의 5연패 탈출에는 좌완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활약이 있었다.
SSG는 2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서 2-1로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길었던 5연패에 마침표를 찍은 SSG는 56승 1무 46패를 기록했다.
말 그대로 완벽투였다. 1회초 김현수(중전 안타)에게 출루를 허용했지만, 실점 없이 매조지은 엘리아스는 2회초와 3회초를 연속 삼자범퇴 이닝으로 만들었다. 4회초에는 선두타자 신민재에게 내야 안타를 내줬지만, 역시 실점을 막았고, 5회초는 또다시 삼자범퇴였다.
6회초가 옥에 티였다. 선두타자 허도환에게 2구 147km 패스트볼을 통타 당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맞은 것.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후속 세 타자를 상대로 차분히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이후 7회초는 물론이고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실점을 막은 엘리아스는 더그아웃으로 돌아갈 때 양 팔을 들고 포효하며 동료들을 독려하는 듯한 행동을 했다.
경기 후 만난 엘리아스는 이 퍼포먼스에 대해 “요즘 들어 연패에 빠져 있다 보니 팀이 너무 다운돼 있고, 조용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더그아웃에서 나왔을 때 보니 다들 좀 조용하고 조심스럽게 경기를 하고 있더라. 그래서 조금 더 공격적이고 신나게 게임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가자! 가자!’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엘리아스의 이런 메시지를 들은 것일까. SSG는 8회말 곧바로 결승점을 뽑아냈다. 강진성, 한유섬의 연속 안타와 전의산의 사구로 만들어진 2사 만루에서 LG 고우석이 대타 김강민을 상대로 2구 154km 패스트볼을 구사했다. 포수 허도환은 이를 받지 못했고, 그 틈을 타 3루주자 강진성은 홈을 파고들었다. 이후 9회초에는 마무리 서진용이 올라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엘리아스의 6승(5패) 및 SSG의 5연패 탈출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KBO리그 데뷔 후 개인 최다 이닝인 8이닝을 소화하기도 한 엘리아스는 “최선을 다해 투구했다. 7회까지 94개의 볼을 던졌지만, 한 이닝 더 가면서 불펜 투수들에게 휴식을 주고 싶었다”며 “이번 주 과부하가 걸려 불펜 투수들이 힘을 못 쓰고 있는 모습을 며칠 동안 봐와서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컨디션만 놓고 보면 9회까지도 나갈 수 있었다. 그런데 게임 전에 서진용과 ‘오늘은 너랑 나랑 게임을 한 번 만들어보자’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믿고 서진용에게 9회를 맡겼다”고 덧붙였다.
엘리아스는 “지난 등판이 화요일(15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당시 성적 4이닝 3실점)이었다. 감독님께 부산에서 경기가 끝나고 바로 인천으로 올라와서 운동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드렸다. (이를 허락해 주셨고), 4일 동안 열심히 준비를 한 것이 오늘 경기에 그대로 드러났다. 너무 기쁘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특히 사령탑 김원형 감독의 주문도 충실히 따랐다고. 김 감독은 그동안 엘리아스에게 슬라이더 구사율을 높일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엘리아스는 “내가 슬라이더를 많이 쓰는 투수는 아니었는데, 감독님과 투수 코치님이 불펜까지 오셔서 슬라이더를 던졌으면 좋겠다고 조언하셨다. 이 부분도 15일 롯데전 이후 4일 동안 연습했고, 그 결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엘리아스의 역투로 5연패에 마침표를 찍으며 분위기를 바꾼 SSG는 22일부터 안방 SSG랜더스필드에서 NC 다이노스와 주중 시리즈를 펼친다. 이후 25일부터는 잠실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주말 3연전을 가지게 된다.
[인천=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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