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인생 17년…관객과 못다한 이야기 나눌래요"
"임신 중 출연한 '위키드' 가장 가슴 아파
힘듦 견딜 수 있었던 건 오로지 관객 덕분"
뮤지컬 넘버·가요 선보여…자작곡도 발표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배우 차지연(41)에게는 ‘외강내유’라는 말이 누구보다 잘 어울린다. ‘위키드’의 녹색 마녀 엘파바, ‘레베카’의 댄버스 부인, ‘잃어버린 얼굴 1895’의 명성황후 등 뮤지컬에서 차지연은 늘 ‘센 캐릭터’였다. 강한 이미지 덕분에 ‘젠더프리 캐스팅’(배우의 성별과 관계없이 배역을 맡아 연기하는 것) 도전에도 적극적이었다. 연극 ‘아마데우스’에서 맡은 남자 주인공 살리에르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실제로 차지연을 만나보면 그가 예상과 달리 무척 털털하고 솔직하다는 것, 그리고 마음은 무척 여리다는 점에 놀라게 된다.
첫 콘서트를 앞둔 차지연을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저는 무대에서 한스럽게 토해내면서 연기를 하는 편인데, 사실 17년간 마음 편하게 한 작품이 하나도 없었다”며 “이번 콘서트를 통해 배우로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관객과 함께 나누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번 콘서트에서 차지연은 자신의 배우 인생을 대표하는 뮤지컬 넘버부터 가요, 팝송까지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그동안 출연한 뮤지컬과 관련해 숨겨뒀던 이야기도 관객과 허심탄회하게 나눌 예정이다. 2016년 출연했던 뮤지컬 ‘위키드’도 그중 하나다. 대표 넘버 ‘디파잉 그래비티’를 준비 중이다. 차지연은 “‘위키드’는 개인적으로 가장 가슴 아픈 공연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위키드’ 공연을 앞두고 임신했어요. 저와 남편(뮤지컬배우 윤은채)에게 찾아온 선물이었죠. 하지만 공연에 방해가 될까봐 제 임신 소식을 불편해하는 목소리도 있었어요. 많이 울었죠. 공연에 폐가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더 악착같이 연습하고 무대에 올랐어요. 그렇게 임신한 상태로 7개월 반을 공연했죠. 제 인생에서 제일 가슴 아프게 한 공연이었어요.”
물론 힘든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10년 출연한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조연인 해적선 선장 루이자 역으로 오디션에 지원했지만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차지연의 실력을 눈여겨보고 여주인공 메르세데스 역에 캐스팅했다. 2015년 뮤지컬 ‘드림걸즈’ 재연을 통해서는 남편인 배우 윤은채를 만났다. 차지연은 “‘드림걸즈’ 덕분에 정말 ‘드림걸’이 됐다”며 웃었다.
차지연은 실제 삶에서도 굴곡이 많았다. 대학 입학 이후 생활고로 학업을 포기하는 등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일을 많이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차지연이 이 모든 힘듦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관객 덕분이다. 차지연은 “17년 동안 배우로 활동할 수 있었던 건 오로지 관객들이 있어서였다”며 “이번 콘서트는 저를 지켜봐 준 관객을 위한 감사의 의미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자작곡을 처음 발표해요. 제목은 ‘별빛’인데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이 지어줬어요. 남들처럼 싱그러운 청춘을 보내지 못한 과거의 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곡이에요. 진부한 표현이지만, 한 명이라도 같이 공감해 주면 좋겠어요. 이제는 제 이야기를 더 많이 하려고요. 앞으로 뮤지컬, 드라마 외에도 콘서트, 그리고 자작곡을 통해 제 이야기를 계속 관객과 나눌 겁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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