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해부] 악재 이어진 바디프랜드, 기술력 앞세워 재기 시동

이은영 기자 2023. 8. 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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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 운용사 간 경영권 분쟁 속
작년 이어 1분기 실적 대폭 하락
바디프랜드 “투자사 다툼일 뿐”

안마의자 업계 1위 기업이었던 바디프랜드가 10년간 주인이 세 번 바뀌는 등 내홍을 겪으며 실적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상반기에 불거졌던 사모펀드(PEF) 운용사 간의 경영권 분쟁이 스톤브릿지캐피탈의 승리로 일단락된 가운데, 바디프랜드는 적극적인 연구·개발(R&D)을 기반으로 제품력을 강화해 1위 기업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바디프랜드는 2007년 설립된 안마의자 제조·판매·렌털 회사로 조경희 전 회장이 창업했다. 조 전 회장은 2015년 보유지분 41.6%를 2대 주주였던 VIG파트너스가 출자한 특수목적회사(SPC) 비에프에이치(BFH)에 양도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래픽=손민균

◇ 사모펀드 주인 바뀌고 실적 하락

바디프랜드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안마의자 업계에서 굳건한 1위 기업이었다. 한때 국내시장 점유율 60%를 넘기기도 했으나, 2021년 세라젬에 매출 1위 자리를 넘겨줬다. 지난해 바디프랜드는 연결 기준 매출액 5220억원, 영업이익 241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1.7%, 64.8% 감소했다. 세라젬은 같은 기간 연결 매출액 7501억원, 영업이익 506억원을 기록했다.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또다시 새로운 PEF를 최대주주로 맞으며 경영권에 변화가 생겼다. 2021년 8월 설립된 신생 PEF 운용사 ‘한앤브라더스’가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지난해 7월 공동으로 SPC인 비에프하트를 설립했고 바디프랜드 지분 46.3%를 인수했다. 한앤브라더스는 허명지 전 대표를, 스톤브릿지캐피탈은 김지훈 전 대표를 내세워 함께 경영에 나섰다.

지금 최대주주는 ‘비에프하트투자목적회사’이고, 2대 주주는 조 전 회장의 사위인 강웅철 전 이사회 부의장이다. 회사 경영은 지성규·김흥석 공동대표가 각각 총괄부회장, 부사장을 맡아 이끌고 있다.

◇ 공동 경영 균열… 스톤브릿지 단독 체계로

그러나 두 운용사 간의 공동 경영 체제는 8개월 만에 균열이 생겼다. 스톤브릿지가 한앤브라더스 측 경영진의 배임·횡령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스톤브릿지는 한앤브라더스 측 인사인 허명지 전 대표가 연봉을 과다하게 수령했으며 해외 출장비와 법인차량 비용을 필요 이상으로 지출했다고 주장했다. 한앤브라더스 측이 집무실 인테리어에 거액의 비용을 들였고, 한앤브라더스 실소유주인 한모씨의 개인회사와 수억원대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한앤브라더스는 반발했지만, IBK캐피탈, OK캐피탈, 팬오션 등 출자자들은 스톤브릿지의 손을 들었고 한앤브라더스는 결국 위탁운용사(GP) 자격이 박탈됐다. 한앤브라더스가 선임했던 허 대표와 측근들은 올해 4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해임됐다. 창업주 일가인 강웅철 전 부의장도 사내이사에서 사임했다. 빈자리에는 스톤브릿지 측 인사가 선임됐다.

그래픽=손민균

한앤브라더스 측은 허위 사실 유포를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한앤브라더스는 업무방해·명예훼손 등 혐의를 들었다. 스톤브릿지와 한앤브라더스는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분쟁 속에서 바디프랜드는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 2030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33%, 70% 줄어든 수치다.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바디프랜드 측은 “투자사 간의 분쟁일 뿐, 회사는 전문 경영인 체제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 “R&D 투자해 기술·디자인 혁신에 총력”

스톤브릿지 단독 경영체제가 된 바디프랜드는 기술력을 앞세워 성장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바디프랜드는 기업부설 연구소로 융합R&D센터와 융합디자인센터를 운영 중인데 경쟁사보다 적극적으로 R&D 투자를 하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바디프랜드의 연간 R&D 비용은 2020년 177억원, 2021년 238억원, 2022년 249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중도 같은 기간 3.1%→4%→4.8%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액의 5.3%에 달하는 111억원을 R&D에 투입했다.

2020~2022년 세라젬의 R&D 비용은 59억원, 73억원, 43억원으로 바디프랜드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매출액 대비 비중도 1% 안팎이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세라젬은 매출 대부분이 침상형 의료기기인 데 반해 바디프랜드는 안마의자 비중이 80% 이상이다. 안마의자 업계만 놓고 보면 여전히 1위”라며 “연구비를 집중적으로 투입해 기술과 디자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의료기기인 메디컬팬텀과 다빈치를 출시했고 하반기에도 두 다리가 따로 구동되는 기술을 적용한 안마의자 3종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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