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인지조차 되지 않은 베일의 사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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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하비는 조사-재판 과정에서 37명을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하지만 미 연방수사국(FBI)은 피해자가 57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고 하비의 변호인은 훗날 70여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병원 비보건직 조무사였던 그는 주로 노인 환자들을 베개로 질식시키거나 청산가리 비소 등 약물을 음식물에 섞는 수법으로 미국 오하이오주와 켄터키주 2개 병원에서만 34명을 살해했고 이웃과 룸메이트의 아버지 등 3명을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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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하비는 조사-재판 과정에서 37명을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하지만 미 연방수사국(FBI)은 피해자가 57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고 하비의 변호인은 훗날 70여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병원 비보건직 조무사였던 그는 주로 노인 환자들을 베개로 질식시키거나 청산가리 비소 등 약물을 음식물에 섞는 수법으로 미국 오하이오주와 켄터키주 2개 병원에서만 34명을 살해했고 이웃과 룸메이트의 아버지 등 3명을 죽였다.
그가 담당한 병동에서 기이할 정도로 많은 환자들이 숨져 동료들은 그를 ‘죽음의 키스(Death of Kiss)’라 불렀고, 하비는 그 별명을 좋아했다. 그는 동료들에게 “내가 오늘 또 한 건 해냈다”고 떠벌리곤 했고 동료들은 당연히 농담으로 여겼다고 한다.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친척에게서 성적 학대를 경험했다는 그는 중학교를 중퇴한 뒤 검정고시로 중등 학력을 취득했고, 공군 입대 후 2차례 자살 시도 끝에 9개월 만에 제대했다. 그는 동성애자였다.
만 18세에 켄터키주 런던의 메리마운트병원 조무사로 취업하면서 그의 살인 행각이 시작됐다. 범행 표적은 인종 연령 성별 등 다양했지만 대부분 회생 가능성이 희박한 말기 환자거나 뇌사상태의 환자여서 그는 비교적 안전하게 범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범죄를 늙고 병든 이들을 구원해준 ‘자비의 선행’이라 일관되게 주장했고, “의사들이 너무 바빠서 내가 환자를 죽여도 주치의가 직접 내려와 사망선고를 하지 못했고, 레지던트들은 곧장 사망을 선고하고 시신을 장례식장으로 보내기 바빴다”고 진술했다. 그는 1987년 3월 오토바이 사고로 약 석 달간 생명유지장치를 달고 있던 한 환자를 다량의 청산가리로 살해했다. 비교적 안정적이던 환자의 급사에 의혹이 제기되면서 부검이 이뤄졌고, 마침내 그의 범죄 행각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연쇄살인범이 줄어든 데는, 수사당국이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을 다른 이유들이 더 있을지 모른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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