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어깨 감싼 바이든 “자상하면서 엄한 부친 둔 점 닮아”
한·미·일 정상은 지난 18일(현지 시각)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함께 숲길을 산책하는 등 별도의 친교 시간을 보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안내로 대통령 숙소인 아스펜 별장을 둘러봤고, 한미 정상은 각자의 아버지를 주제로 대화하면서 각별한 우애를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상하면서도 엄하신 아버지, 자녀에게 많은 영향을 준 아버지를 뒀다는 점에서 우리 두 사람은 닮은 점이 많다”고 했고,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은 따뜻한 사람”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18일 오전 9시 20분 캠프 데이비드에 도착해 오후 4시 34분 떠날 때까지 7시간 넘게 머물렀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보낸 헬기를 이용해 캠프 데이비드에 도착한 후 미 의장대 호위 속 골프 카트를 타고 회담장으로 이동했다. 골프 카트 운전은 한국계 미군 해병 대위가 했다. 이 대위는 한국말이 서툴지만, “영광입니다”라는 말을 연습해 윤 대통령에게 인사했다고 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정상 회의에 앞서 윤 대통령을 만나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9시 45분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자마자 반갑게 악수하고 포옹했다. 기념 촬영 땐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 어깨에 손을 올리며 친근감을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안내로 미 대통령이 가족들과 전용 숙소로 사용하는 아스펜 별장 내부를 둘러봤다. 예정에 없던 즉석 일정이었다. 두 정상은 15분간 캠프 데이비드 언덕 꼭대기에 자리 잡은 아스펜 별장 곳곳을 둘러보고, 테라스에 서서 담소를 나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캠프 데이비드에 초대된 첫 해외 정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신과 윤 대통령이 엄하고 자상한 아버지를 뒀다는 점에서 닮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으로 돌아오는 기내에서 미국 방문에 동행한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 대통령이) 자기 아버지 이야기를 많이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따뜻한 사람”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산책할 때) 바이든 대통령은 국제정치 이야기는 안 하고 자기 이야기, 가족이나 손주, 스태프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이후 기시다 총리까지 포함해 공식 회의장이 있는 로럴 로지에서 한·미·일 정상 회의가 열렸다. “웰컴”이란 말로 환영 인사를 건넨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와 차례로 악수했고, 한일 정상도 서로 손을 잡았다. 회담장 안으로 걸어서 이동할 때는 바이든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 어깨에 손을 올리기도 했다.
노타이 차림의 3국 정상은 재킷 옷깃에 모두 배지를 달고 있었다. 윤 대통령은 태극기, 바이든 대통령은 성조기 배지인 반면 기시다 총리는 푸른 리본 배지였다. 일본에서 ‘블루 리본’이라고 부르는 이 배지는 ‘북조선에 납치된 일본인 전원을 송환하라’고 촉구하는 의미가 있다.
한·미·일 정상은 11시 30분부터 65분간 진행된 정상 회의를 마치고 다시 아스펜 별장으로 자리를 옮겨 1시간 동안 오찬을 함께 했다. 3국 정상은 외교 장관과 안보실장 등 최소한의 참모만 대동했고, 참석자 모두 재킷을 벗은 셔츠 차림이었다. 오찬 메뉴로는 캠프 데이비드가 있는 캐톡틴산에서 난 복숭아를 얹은 샐러드와 이탈리아식 만두인 스쿼시 라비올리, 초콜릿 크런치 바 디저트 등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후 기시다 총리와 20분간 별도의 한일 정상회담을 했다. 취임 후 7번째 양자 정상회담이었다. 이후 한·미·일 정상은 야외인 캠프 사령관 관사 앞 도로에서 63분간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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