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샷 이글 두 번 잡은 한진선
하루에 샷 이글을 두 번이나 잡아낸 한진선(26)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을 2연패했다. 한진선은 20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컨트리클럽(파72·6573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를 선두와 2타 차 공동 3위로 출발했다. 보기 없이 이글 2개와 버디 3개로 7타를 줄여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쳤다. 공동 2위(8언더파)인 임진희(25)와 이가영(24), 이소미(24), 마다솜(24)을 6타 차로 크게 제치고 상금 1억44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프로 데뷔 6년 만에 처음으로 KLPGA 투어 우승을 차지했던 한진선은 두 번째 우승도 같은 대회에서 거뒀다. “정말 운이 좋은 하루였다”고 했다. 홀 기준 타수보다 2타 적은 타수로 공을 홀에 넣으면 ‘이글’인데,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어 퍼트를 하지 않고도 이글을 잡는 ‘샷 이글’을 그는 이날 두 차례 기록했다.
공동 선두를 달리던 7번 홀(파4·395야드)에서 홀까지 161.2야드를 남기고 친 세컨드 샷이 그린 위를 굴러 홀로 들어갔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선 한진선은 “약간 크게 쳤다고 생각해 얼마나 굴러가는지 보려고 했는데 공이 사라져 정말 놀랐다”고 했다. 11번 홀(파5·576야드)에선 홀까지 99.3야드 거리에서 세 번째 샷을 했는데 이 샷이 몇 번 튀더니 또다시 홀로 들어갔다. 믿을 수 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린 한진선은 “여기는 내 골프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역대 KLPGA 투어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을 두 번 이상 잡아 우승한 선수는 2013년 한화금융클래식 4라운드에서 샷 이글(파4)과 홀인원(파3)을 기록한 김세영(30), 2017년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 3라운드에서 이글 퍼트(파4)와 샷 이글(파4)에 한 번씩 성공한 최혜진(24)에 이어 한진선이 세 번째다. 한진선은 2019년 효성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때도 파4홀과 파5홀에서 각각 이글을 잡아 공동 4위로 마쳤다. 그가 샷 이글만 두 번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글 2개 잡은 라운드를 2번 기록한 선수는 역대 KLPGA 투어에서 한진선이 최초다.
키 173㎝인 한진선은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232야드로 투어 하위권(106위)이지만 그린 적중률이 73.7%(17위)로 높은 편이다. 중학교 때 골프에 입문했고 그 전까지는 사격을 했다. 별명이 ‘스나이퍼(저격수)’다. KLPGA 투어 대회에서 그동안 홀인원을 세 차례 기록하기도 했다. 충남 천안에서 태어나 두 살 때부터 강원도 속초에서 살면서 초·중·고교를 나왔다. “하이원 코스에 오면 항상 기회가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든다”며 “코스가 고지대에 있어 시원해서 기분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첫 우승 때 항상 응원해주시는 할머니 이야기만 하고 부모님 이야기를 못해 죄송했다”며 “타이틀 방어에 성공해 부모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었다”고 했다. 한진선은 올 시즌 상금 랭킹 15위(3억4980만원)로 올라섰다. 이 대회에서 다승을 올린 선수는 2009년과 2015년 유소연(33), 2019년과 2021년 임희정(23)에 이어 한진선이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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