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탕=개장국 ’고정관념 벗어나야

강준수 식품학박사·동의과학대 명예교수 2023. 8. 2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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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와 말복이 지나니 이제 더위가 한풀 꺾인 기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부터 삼복더위와 가을의 문턱에 들어설 즈음에 보신탕을 먹어 여름 내내 지친 몸에 기력을 더했다.

개장국은 개고기를 양념하여 끓인 국을 말하는데 보신탕 사철탕 영양탕 등으로도 불린다.

우리 국민이 개장국만큼 좋아하는 보신탕은 삼계탕(蔘鷄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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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수 시민기자의 백세 건강 <5> 보신탕의 정의 바꿀 때

입추와 말복이 지나니 이제 더위가 한풀 꺾인 기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부터 삼복더위와 가을의 문턱에 들어설 즈음에 보신탕을 먹어 여름 내내 지친 몸에 기력을 더했다. 보신탕(補身湯)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허약한 몸에 영양을 보충해주는 국’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지금 대부분 보신탕이라고 하면 ‘개장국’을 떠올린다.

개장국은 개고기를 양념하여 끓인 국을 말하는데 보신탕 사철탕 영양탕 등으로도 불린다. 예전에 비해 개장국을 먹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지금까지 여전히 개장국을 먹는 사람이 있다. 혹자는 개는 사람과 비슷한 음식을 먹어서, 개고기는 사람에게 매우 좋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오늘날 개장국을 먹는 것에 대해 논란이 분분하다. 필자는 식품학자로서 개장국을 안 먹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우리 국민의 건강을 위해 정부가 만든 법인 ‘식품공전 제1 총칙 식품원료의 분류’에 보면, 개고기는 식육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식품공전에 포함되지 않은 육류의 도축은 ‘축산물 위생관리법’에 따라 도축할 수도 없고, 따라서 법이 정한 검사관(수의사)의 검역을 받을 필요 역시 없기 때문이다. 건강한 식육을 얻을 법적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의미이다.

우리 국민이 개장국만큼 좋아하는 보신탕은 삼계탕(蔘鷄湯)이다. 삼계탕은 토종닭에 인삼 찹쌀 마늘 대추 밤 등을 넣어서 만든 전통 보양식으로, 닭이 주원료이므로 원래는 계삼탕(鷄蔘湯)이라 했다.

삼계탕의 주재료인 닭고기 100g에는 19.0g의 단백질과 10.6g의 지질이 들어 있다. 열량도 삼겹살의 54%에 불과하다. 간단하게 말하면 닭고기는 고단백, 저지방의 건강식품이다. 또한 닭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연하고 맛과 풍미가 담백하며 조리하기도 쉽다. 아울러 최근 적색육의 건강이 문제(발암물질 2A, WHO 국제암연구소)가 되는 때에 닭고기는 전형적인 백색육이다.

삼계탕 속 또 하나의 주역인 인삼은 그 효능이 너무 잘 알려져 있다. 인삼은 체내에서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고 간 기능을 강화하며 항암 및 면역 효과도 뛰어나다. 그 외에 혈당을 낮춰 당뇨병 개선효과, 각종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기능, 혈중 콜레스테롤의 증가 억제, 피로 해소 등 다양한 기능이 있다. 인삼 외에도 삼계탕을 끓일 때 넣는 한약재나 전복 역시 더위에 지친 우리 몸에 활력을 준다. 이처럼 건강에 좋은 많은 재료로 만든 삼계탕은 우리 몸의 원기를 북돋울 수 있는 훌륭한 보양식이다.

이제 보신탕의 정의를 바꿀 때가 되었다. 과거 육류가 부족했을 때는 집에 키우던 개도 잡아먹어야만 했다. 하지만 육류 과잉 섭취가 더 문제가 되는 지금, 위생적으로 안전하게 처리하면 어떤 식품이든 다 보신탕이 될 수 있다.

가을을 맞으며 삼계탕이나 인삼·대추를 넣은 따끈한 갈비탕 한 그릇으로 생활에 활기를 더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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