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중용 두고 논쟁 펼친 조선의 선비들…그 해설서를 해설하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저명한 인문고전학자 부남철(사진) 영산대 자유전공학부 교수가 새 저서 '대학중용과 용학보의'(지식마을 펴냄)를 내놓았다.
"그렇지만 '대학'과 '중용'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분량도 작은 이 책이 가슴속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대학'과 '중용'에 대한 조선 시대 학자들의 논쟁과 학설을 1897년에 송병순(1839~1912) 선생께서 종합 편집한 '용학보의'를 읽고 나서야 비로소 '대학'과 '중용'의 문장들과 추상적인 개념들이 서로 연결되고 책 전체가 한 덩어리가 되는 체험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뭉쳐있던 의문도 풀리기 시작했다. 그런 만년의 소득을 공유하고자 이 책을 내게 되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동양고전 ‘대학’ ‘중용’ 더불어
- 이해 돕는 편집본 ‘용학보의’
- 함께 엮어 번역·주석 달고 펴내
저명한 인문고전학자 부남철(사진) 영산대 자유전공학부 교수가 새 저서 ‘대학중용과 용학보의’(지식마을 펴냄)를 내놓았다.
동양고전을 깊이 공부하고 한국정치사상을 전공한 부 교수는 영산대에서 긴 세월 재직했다. 그는 1997년 영산대에 ‘논어’ 교수로 부임했고, 영산대는 ‘논어’를 교양필수로 지정하는 등 교육 과정에 중요하게 반영하면서 인문고전을 강조하는 대학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부 교수는 1997년부터 부산 서면에서 중·고교 교사를 위한 무료 동양고전 강의를 개설해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2015년부터는 양산시 시민을 위한 인문학 교육인 ‘양산시 퍼스트 리더 교육’을 개설하는 등 학생·시민·교사를 위한 인문 교육을 실천해 왔다.
오는 24일 정년퇴임식을 갖는 그는 역주(譯註·번역하면서도 주석도 달아 해설함)서인 ‘대학중용과 용학보의’ 서문에 이렇게 썼다. “이제 봉직하는 대학에서 정년을 맞이하면서 그 이벤트로 ‘대학(大學)’과 ‘중용(中庸)’을 역주한 책을 내면서 또한 이런 작업을 할 수 있게 힘이 되어준 ‘용학보의(庸學補疑)’를 함께 번역해서 붙이게 되었다”. 앞서 부 교수는 2010년 ‘논어정독’을 펴냈고 2019년 ‘맹자정독’을 저술했다. 교수로서 정년을 맞는 해에 ‘대학’과 ‘중용’ 역주서를 펴내 그는 사서(논어·맹자·대학·중용) 역주서를 모두 냈다.
‘중용’과 ‘대학’은 매우 유명한 책이며 불멸의 고전이다. 그렇다면 ‘용학보의’는 어떤 책이기에 부 교수는 사서 역주를 마무리하는 자신의 중요한 책에 비중 있게 포함했을까?
“‘대학’과 ‘중용’은 역주자(저자 본인)에게 특별한 책이다. 고교 시절 공부했던 그 책을 지금도 가지고 있다. 이때의 관심이 이어져 전공을 조선 시대 정치사상으로 하게 되었다. 박사학위를 받고 전통서당(유도회·儒道會 한문연수원 동양고전 교육과정)에서 3년을 공부한 다음에 1996년부터 대학에서 ‘논의’를 강의했다.”(이 책 서문 중)
사연은 이렇게 진솔하게 이어진다. “그렇지만 ‘대학’과 ‘중용’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분량도 작은 이 책이 가슴속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대학’과 ‘중용’에 대한 조선 시대 학자들의 논쟁과 학설을 1897년에 송병순(1839~1912) 선생께서 종합 편집한 ‘용학보의’를 읽고 나서야 비로소 ‘대학’과 ‘중용’의 문장들과 추상적인 개념들이 서로 연결되고 책 전체가 한 덩어리가 되는 체험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뭉쳐있던 의문도 풀리기 시작했다. 그런 만년의 소득을 공유하고자 이 책을 내게 되었다.”
‘중용’이 워낙 중요한 책이다 보니 이 책을 단 한 글자로 줄여 ‘용(庸)으로 표현한다. 역시나 유학에서 엄청나게 소중한 책인 ‘대학’도 한 글자로 줄여 표현하는데, 그 글자는 ‘학(學)’이다. 둘을 합쳐 용학(庸學)이라 한다.
“‘용학보의’는 ‘중용’과 ‘대학’에 대한 조선 시대 유학자들의 해설과 논쟁을 송병순 선생께서 종합 정리한 책이다.”(204쪽) 책을 살피니, 실로 화려한 면면의 조선 유학자들이 정밀하고 치열하게 ‘대학’과 ‘중용’을 놓고 해설하고 비평하고 논쟁한 기세가 선명하다. 다만, 관념성이 다소 강하게 느껴지고 난해한 측면이 있어 쉬 책장이 넘어가지는 않는다.
“이 책의 중심인물은 퇴계(이황) 율곡(이이) 우암(송시열) 사계(김장생) 도암(이재) 남당(한원진) 병계(윤봉구) 농암(김창협) 남계(박세채) 외암(이간) 과재(김정묵) 등 열두 분 유학자이시다.…그런 가운데 퇴계 율곡 사계 우암의 설명이 중심을 차지한다.”
부 교수는 ‘용학보의’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조선 시대 지성사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대학’과 ‘중용’의 전모를 파악하고, 핵심을 이해하는 데에 ‘용학보의’가 꼭 필요하다.”
‘용학보의’ 서문에는 이렇게 나와있다. “마치 수많은 학자들이 함께 한 집에 모여서 간절하게 가르치고 인도하면서 면전에서 타이르는 것 같았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