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아침] 세계일화
평화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좋다.
인도 베다 성전에는 “우주의 모든 것이 평화롭게 지내기를 바랍니다. 평화가 항상 모든 곳에 퍼지게 하소서. 제 마음속에서 그 평안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슬람교는 평화를 의미하는 살람으로 인사를 한다. 유대교는 평화를 뜻하는 히브리어 단어인 샬롬으로 인사한다.
이것은 평화 기호다. 고안자는 영국의 제럴드 홀텀이다. 1958년 4월4일 핵무기 폐지 운동에 사용됐다. 그 아이디어는 두 개의 깃발을 이용해 신호를 보내는 수기 신호를 결합하는 것이었다. 즉, 핵을 의미하는 알파벳 N(nuclear)과 군비축소를 의미하는 알파벳 D(disarmament)를 결합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평화를 소리쳐 보지만 세상은 평화와는 거리가 멀게 끝없는 전쟁의 연속이다. 서로 갈등을 종식하기 위해서 평화라는 명목으로 강자가 약자를 침공하는 것이 일반적 평화다. 서양 그리스도교 문명권에서는 평화가 정의의 실현(평화를 위한 전쟁)으로 전쟁이 없는 상태로서의 질서유지라는 정치적이고 적극적인 의미를 띠었다. 그러나 동양의 힌두교 영향권에 있던 인도에서는 마음의 편안함을 목표로 하는 내향적·비정치적인 태도로 평화를 추구했다. 중국의 예기에는 평화를 “권력을 독점하는 자가 없고 평등하며, 재화가 공유되고 생활이 보장되며, 각자가 충분히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고 범죄가 없는 사회”라고 했다.
그러나 평화를 상대적인 대립으로 풀면 영원히 말뿐인 평화일 수밖에 없다. 세상의 평화를 가장 완벽하게 표현한 말은 세계일화(世界一花) 즉 세상은 한송이 꽃이라는 표현이다.
너무 아름다운 말이다. 남과 북도 한송이 꽃이며, 너와 나도 한송이 꽃이며, 남편과 아내도 한송이 꽃이요, 부모와 자식도 한송이 꽃. 이 세상 모든 것은 한송이 꽃이라는 이 생각 한 가지를 바로 지니게 되면 세상은 낙원일 것이다.
세상은 한송이 꽃이라는 인식을 그릇되게 생각하면 늘 시비하고 다투고 피 흘리고 빼앗아 죽이는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그래서 세계일화의 참뜻을 펴려면, 모든 상대적인 존재를 하나의 이름다운 공존의 존재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러면 천지가 모두 한 뿌리이고 세상 모두가 편안할 것이다. 모든 생명은 한 몸이다. 민족도 국경도 피부색도 각각의 문화도 왕성한 생명의 나무 모습이라 할 것이다.
만약 이와 반대로 불신과 아집으로 대립한다면 이 하나밖에 없는 세계의 나무는 쇠약하고 고사하며 그 속의 모든 중생은 도탄의 구렁에 빠질 것이다. 실로 어떤 나라도 홀로 있는 것은 아니며, 세계는 강자의 독무대도 아니다. 강자도 약자도 하나라는 세계의 나무 위에 존립하는 것이다. 따라서 세계는 영광과 치욕, 흥망성쇠도 모두가 함께하는 공동체 운명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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